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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는 작품을 통해 소련의 허상과 사회적 부조리함을 고발한 작품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그리고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누구나 알고 있죠.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이유는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수용소 내부의 모습들과 인간군상, 특히 자신도 모르게 행복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드는 슈호프의 마지막 모습이였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똑 같은 생활이 반복된다는 사실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무감각해진 생활 속에서 슈호프가 짧은 안락함 속으로 빠져드는 장면은 한편으로는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웠거든요. 끝없이 반복되는 악몽이라고 생각했다면 지나친 과장일까요?



하나와 카즈이치의 ‘형무소 안에서’를 읽고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가 생각나게 된다면 당연하지 않을까요? 주인공이 형무소 내부의 지극히 제한 된 공간 속에서 모든 것이 통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은 슈호프가 잠자리에 들기 전의 미소와 겹쳐 보이니까요. 리얼리즘의 대가답게 하나와 카즈이치는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강력한 현실감을 부여하며 독자들을 형무소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2012.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