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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이 한 권의 책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첫 모습을 보인지 벌써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우리들의 삶 역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누구나 쉽게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핸드폰이 일상화되었고 집집마다 가지고 있는 컴퓨터와 초고속 통신망은 놀라울 정도로 삶의 양식을 변화시켰다. “정말 예전에는 불편해서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종종 이야기할 정도로 지난날의 추억들을 생각할 때마다 현재의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80년대 시대의 그림자가 담겨 있는 원미동 사람들의 이야기는 현재의 우리들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좁은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모여 생활하던 시절의 힘겨웠던 나날들? 비록 물질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삶의 작은 긍정들을 행복으로 느끼던 그리움? 뭐 어찌되었든 돌아갈 수 없는 나날들에 대한 그리움은 추억이라는 아름다운 형태로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개인적으로 만일 다시 한번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지금보다 더욱 불행해지지는 않을까? 이미 우리들의 현재의 삶의 풍요로움에 이미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버렸으니까 말이다.
25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변기현은 ‘원미동 사람들’을 만화로 그려내었다. 1987년이 아니라 2012년의 대한민국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만화 속 원미동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시절 읽었던 원미동 사람들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위에서 언급하였던 세월의 존재가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바뀌어 버렸기 때문인 것일까?
단칸방에서 온가족이 모여 사는 모습, 공동화장실을 함께 쓰는 이웃들, 지하 단칸방에서 내일의 희망을 조금씩 키워가는 청년, 불의에 맞서 시위 하다 삶의 의지마저 잃어버린 대학생들 등 누구나 일상적인 소시민적인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더 이상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는 사회에서 소외된 것에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낼 수 밖에 없는 하층민의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분명 우리들이 아주 어린 시절 겪었던, 그리고 그렇게 살았던 우리 자신의 모습임에도 더 이상 우리들의 삶의 모습과 일치 되지 않는다. 만일 원미동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어떤한 공통분모를 찾게 된다면 여전히 우리들은 사회에서 소외된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지 이들만큼 힘들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정말 나 자신만이 변해버린 것일까?
연탄불 꺼질까봐 안절부절 하던 어머니의 모습, 좁은 단칸방에서 추위에 떨며 하루를 보내던 어린 시절, 전화도 없어 연락하기 위해 이웃집에 전화를 빌리던 경험, 샤워하는 것 조차도 사치로 생각하던 어린 시절의 모습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원미동 사람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그 때만 해도 희망과 긍정의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면 지금은 조금은 씁쓸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삶의 풍요로움과 편리함 속에서 살고 있음에도 사회적으로 소외된 듯한 박탈감은 크게 느껴지고 내일에 대한 희망은 그 시절보다 작은 듯 느껴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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