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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트로이메라이

sungjin 2009. 11. 6. 00:07

©Toranosuke Shimada/Seirinkogeisha/중앙북스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피아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담담하면서도 깊이 울려퍼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시마다 토라노스케의 트로이메라이는 독특한 화풍과는 대비되는 잔잔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세기 초 식민주의 시대의 아프리카의 카메룬에서부터 출발한 이야기는 1965년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를 지나 1980년대 이란과 이라크 전쟁의 경계선상을 넘어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공동 개최지로 유명한 일본의 도쿄에 모이게 된다.

실제의 역사의 흐름 속에 가상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위치시켜 보다 실감나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역사의 현장에서 그들의 슬픔과 아픔을 담은 피아노의 음색이 울려퍼지는 순간의 은은하고 깊은 여운의 장면을 위해서 이야기는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피아노에 담겨 있는 슬픔의 역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시간 속에서 용서와 화해라는 형태로 울려퍼진 피아노 소리는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까지 전달 된다. 지면 위에서 울려퍼진 피아노 소리는 가슴으로 다가와서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피아노의 음색을 통해 아픔의 역사를 화해의 메시지로 마무리되는 트로이메라이는 깊은 음색을 지닌 피아노의 건반 같은 흑백의 대비가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야기 전개는 담담하고 연출은 절제된 깊이를 가지고 있지만 굵은 선으로 흑백의 대비를 이루며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스크린톤 하나 없이 깔끔한 듯 스타일리쉬한 느낌으로 다가오며 독특하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담담하게 흐르는 이야기, 은은하게 퍼지는 여운의 느낌이 오래도록 남아 있는 이야기, 흑백의 대비로 이루어진 독특한 스타일리쉬함이 돋보이는 트로이메라이는 아픔을 담아 용서와 화해라는 메시지로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