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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군청학사

sungjin 2009. 9. 21. 01:50

ⓒAki Irie/ENTERBRAIN/JoongAng Books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군청학사’는 푸르른 청춘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고 한다. 푸른 날의 싱그러운 햇살과도 같은 청춘의 다채로움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감정을 가지고 펼쳐내는 다양한 청춘의 이야기들은 작품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감성을 자극한다.

짧은 단편들로 구성 된 이야기들은 하나 같이 반짝임을 보여준다. 그림이 예쁘다거나 캐릭터가 화려하다는 뜻이 아니라 각각의 단편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학창시절의 반짝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애절한 사랑의 아픔을 보여주는가 하면, 환상적인 꿈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아직은 풋풋함으로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첫사랑의 수줍은 느낌마저도 아기자기하면서도 살며시 미소 짓게 만든다.

이리에 아키가 그려내는 캐릭터와 이야기 하나하나마다 늘 푸른 나무 같은 학창시절의 추억의 반짝임이 간직되어 있는 것만 같다. 거리의 모습들, 사람들의 표정 속에서... 그리고 다른 시간, 다른 무대에서 저마다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다양한 감성들을 담아 조금씩 조금씩 독자들의 가슴을 적셔나간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처럼 군청학사의 이야기들은 어딘가의 환상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날 것 같은 이야기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와 닿는다. 각각의 짧은 이야기들은 단편이라는 특성을 최대한 살려 간결하면서도 밀도 있게, 군더더기 없는 매끄러운 전개로 보는 이들의 마음에 전해져 오고 있다. 부담 없이 감상하면서도 조용히 묵직하게 가슴 한구석을 차지한다.

마구 펼쳐져 있는 감성의 조각들과 추억의 파편들을 하나하나 모아서 예쁘게 꾸며진 이야기 모음집과 같다. 때문에 한권 가득 담겨 있는 감정들이 보는 내내 마음의 허기를 가득 채워준다. 다음 권을 잃어도 허기를 계속해서 채워질 수밖에 없는 무한한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 잔잔하게 스며드는 듯한 여운의 맛을 음미할 수도 있고 아주 작은 웃음 속에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다. 곳곳에 담겨 있는 청춘의 싱그러움이 매번 질리지 않는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언제나 바래지 않는 푸름과 같은 마음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