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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너밖에 들리지 않아

sungjin 2009. 6. 27. 12:31

©OTSUICHI/Hiro KIYOHARA/KADOKAWA SHOTEN/학산문화사

외톨이로 살아가는 고독한 사람들, 시공을 초월한 만남 등 만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동화적 순수함이 묻어 있는 이 작품은 어린 시절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두 남녀의 비현실적인 만남 속에서 흐르는 서로간의 순수한 감정들을 담아내며 보는 사람들을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혼자일 수밖에 없는 그들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되면서 느끼는 행복이 보는 이들의 마음에도 전해온다. 타인과의 소통에 대한 두려움을 깨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의 소리를 보내고 싶다. 가슴 아픈 이야기에 안타까워하고 슬퍼한다.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소년과 만나게 된 소녀의 모습은 또 다른 소녀와의 접점을 통해서 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부자연스럽기만 했던 세 사람의 인연은 마지막에 이르러 보다 견고해지게 된다. 반면 함께 생활하는 타인들과는 괴리되어 극명하게 대비되어 서로간의 유대감을 강하게 만들어 주면서 그들 사이에 소통되는 감정의 흐름에 보다 깊이 빠져들 수 있게 하였다. 휴대폰이라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일상적이고 친숙한 기기를 소재로 비현실적인 이야기임에도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츠이치가 순수한 감정들을 성장통이라는 청소년 시절의 공감대를 함께 배치시켜 가슴 깊이 스며드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키요하라 히로는 원작의 이미지를 보다 이상적으로 이미지화 시켜서 그 느낌을 훌륭하게 전해주었다. 새로운 설정과 에피소드를 삽입하고 이야기의 구성을 새롭게 배치시켜 극적인 진행을 통해 여운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때 묻지 않은 순백색의 감정들을 새하얀 지면 위에서 자연스럽게 펼쳐내면서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감성의 조각들을 작품 속에 가득 뿌려놓았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기에...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기에...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수밖에 없는 소년의 이야기는 같은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소녀의 모습과 함께하면서 흐르는 감정들을 독자들의 마음 속 에도 흐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들의 삶은 일상이지만 그들의 만남은 환타지일 밖에 없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감성을 울리며 다가올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순수한 흰색의 느낌으로 잔잔한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오랜 세월에 바래지 않고 여전히 새하얀 이미지로 간직 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