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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sungjin 2009. 5. 5. 13:51

©Kei Toume/SHUEISHA/학산문화사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는 환타지다. 직업이 없는 프리터의 삶을 통해 의미 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의 날들을 이토록 낭만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것 만으로 말이다. 정체되어 있기만 한 주인공의 모습은 치열함이 보이지 않고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여성들이 모여든다. 적어도 현재 대학교 졸업반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를 생각한다면 조금씩 자신의 위치를 찾고 꿈이라는 형태를 만들어가는 생활조차도 현재의 우리들과 비교해볼 때 주인공 우오즈미와 같은 삶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하지만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면은 어딘가의 현실 위에 서 있는 것 같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 속에서 현대인들의 치열함은 느껴지지 않지만 이리저리 방황하며 결국 제자리를 맴돌며 한 단계 올라서지 못하는 모습은 현대인의 또 다른 삶의 단면이기도 하다. 공허하게 느껴지는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의 이야기에서 영원히 정지해 있는 과거에 얽매여 있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문득 현실과 오버랩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어딘가 현실 위에 서있는...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조금은 우울한 이야기로 진행 될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실제로 토우메 케이는 의도적으로 가볍고 밝은 이미지를 불어 넣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 작품의 이야기는 환타지지만 허공에 떠 있는 이야기가 아닌 현실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현실의 모습에 침몰해서 어둡고 우울한 전개로 이어졌다면 비참한 현실에 오히려 접근하기 거북하고 불편한 작품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토우메 케이는 과거에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놓았고 현재의 생활에 하루하루의 멋진 낭만을 담았다. 그리고 미약하지만 내일의 희망을 스며들게 하였다. 특히 양의 노래를 비롯하여 흑철이나 우리들의 변박자 등 토우메 케이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한다면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에서 보여주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들은 보다 작품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하고 감상하기에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오면서도 독자들의 공감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작품이 불편함을 담고 있으면서도 비교적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이유. 바로 공허함과 정체성에 흔들리는 현실의 단면을 비참하지 않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