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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큐브릭(KUBRICK)

sungjin 2009. 3. 18. 21:57

(C)강도하/애니북스

청춘의 아픔과 희망을 그려낸 위대한 캐츠비, 중년의 로맨스를 통한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준 로맨스 킬러에 이어 청춘 3부작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큐브릭은 방황하는 10대의 성장기를 고통스러운 과정으로 엮어내었다. 우울하고 어두운 모습으로 극단적인 감정의 느낌을 살려내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도록...

막다른 골목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이들의 모습을 이리저리 해체되어 있는 큐브릭을 통해 상징화시켜 더욱 혼란스러운 청소년의 방황과 혼란을 그려내며 독자들의 폐부를 깊숙이 찔러낸다.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지고 내용은 난해하게 상징화되지만 작가가 그려내고자 했던 10대의 불안정한 감정들을 큐빅처럼 이리저리 맞추어가며 10대의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조금은 불편하고 때로는 보기 싫을 정도로 외면하고 싶은 모습들은 결국 마지막에 와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위대한 캐츠비의 마지막에 보여준 작은 틈 사이로 비치는 하늘로 간접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 것과는 달리 큐브릭에서는 더 이상 동물로 의인화되지 않고 우리들의 모습으로 보다 가까이 다가올 수 있었다. 감정의 흐름은 격렬하게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으며, 상징적이고 실험적인 연출로 이 같은 이미지들을 증폭시켰다.

큐브릭의 이야기는 극단적인 내용과 연출로 보다 대중들로부터 멀어질 수도 있는 작품이다. 스토리의 흐름은 완만하고 느릿느릿 하면서도 요동치지만 초반부터 강렬하게 다가오는 파격적인 이미지 연출과 상징화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기 보다는 특정의 계층의 열성적인 충성도를 높이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작품의 구성이나 연출 등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청춘의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지만 고통스러운 혼란의 청소년기를 거북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그려내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과정을 파격적이고 강렬한 연출로 이미지화시켰기 때문에 마치 언더 그라운드로 빠져들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어쩌면 큐브릭은 청부 3부작의 마지막 종착지이기도 하지만 강성수 시절부터 보여주었던 강도하의 작품 세계가 지향하고 있는 작품 세계로 돌아온 작품인지도 모른다. 위대한 캐츠비가 그에게 대중과의 거리를 가깝게 해주었다면 큐브릭은 캐츠비의 대극에 위치하고 있는 작품이다. 물론 청춘의 시련과 혼란을 딛고 성장한 희망의 메시지라는 공통분모를 통해서는 연장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큐브릭은 또 다른 10대의 혼란을 맞추어내는 작가의 작품세계 속에서의 큐브릭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