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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호/행복한 만화가게
역사를 다룬다는 것은 보는 관점이나 시각에 따라서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물론 만화는 어디까지나 상상력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상당부분 허용 가능하고 엉터리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만화가 가진 미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면죄부가 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하지만 웬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것 같다는 불편함이 따라다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덩더꿍은 역사적 사실을 정면에서 받아들이고 과감하게 맞섰다.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말할 수 없었던 억압받고 있는 가슴 속에 묻혀 있는 한을 풀어내듯 거침없이 그려내었다. 수양대군의 권세를 등에 업고 온갖 악행을 일삼은 홍윤성의 이야기를 과감하게 새로운 역사의 수레바퀴 속으로 돌려버리고 만 것이다. 울분과 한을 담은 민초들의 한을 풀어주듯 불합리한 사회적 위치에서 억눌려 살 수 밖에 없었던 시대의 모습을 만화 속에서나마 서민들의 바램을 풀어내었다.
동양의 전통적인 느낌을 담은 작가의 펜선은 조선 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 보다 사(史)실적인 이야기로 다가올 수 있었다. 지나가는 길손들의 모습에서부터 산과 나무, 넓게 펼쳐진 논과 거기에서 일하고 있는 농민들의 모습, 시장의 풍경에 이르기까지 지나치는 작은 부분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눈으로 보여지는 것뿐 아니라 민초들의 삶과 정서 등 눈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부분까지 재현해 내면서 또 다른 역사적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었다. 실제 역사는 아니지만 이 작품 속에서나마 작가적 정의를 관찰시켰다. 역사의 사실이 아니라 이두호의 바램을 담은 가상의 이야기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 묵직함을 실었다.
‘저항’이라는 시대 정신을 담아 이두호는 역사적 사실를 또 다른 형태로 승화시켰다. 작은 불씨지만 꺼지지 않는 정신… 개인으로 단절되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의지를 담아 불합리한 사회에 대한 저항을 완성한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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