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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obu Kaitani/SHUEISHA/대원씨아이
야구에 대한 안티테제라고 불리는 원아웃은 철저하게 야구를 비웃는다. 빠른 공도 없고, 다양한 변화구도 없는 주인공은 승부사로의 뛰어난 감각을 통해 시합을 이겨나간다. 정상에 올라서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쳐야만 하는 노력도 재능도, 오랜 경험도 무시해버린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수많은 선수들을 허무하게 만들어 버릴 정도로 말이다. 야구라는 팀 경기마저도 무시해 버린다. 서로간에 신뢰를 통해 함께 싸워나가는 스포츠의 매력마저도 배제시킨 채 근본적으로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페어플레이 정신이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나아가는 과정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온갖 속임수가 난무하고 이기기 위해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과정이 벌어지기도 한다. 멋진 승부를 통해 최고의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거액의 판돈이 오고 가는 도박판으로 인식시켜 버린다.
동시에 이 작품은 철저하리만큼 프로야구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기도 하다. 토너먼트가 아닌 리그전이기 때문에, 패배가 허용되는 장기 레이스이기 때문에, 너무나 확고한 “야구”라는 고정관념에 박혀 있기 때문에 닫혀 버릴 수 밖에 없는 고정관념을 부셔버린다. 지나칠 정도로 수많은 규칙과 복잡한 룰을 교묘하게 이용하기도 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정의로운 야구소년이 주인공이 아니였기 때문에 겜블의 연장으로만 생각하는 이단적인 주인공의 존재는 야구라는 스포츠만이 아니라 돈과 결과만으로 대변되면서 스포츠의 순수한 정신이 사라진 프로 야구의 얼룩을 통쾌하게 뚫어버린다. 실력이나 힘의 승부가 아닌 심리전이고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야구의 멘탈적인 특성을 치밀하게 살려내고 만화적인 상상력을 통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야구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지 않아도 삼진을 잡을 수 있고, 안타를 치지 않아도 점수를 낼 수 있는 게임이 야구다. 홈런보다 평범한 땅볼이 더욱 가치 있을 때도 있으며 수없이 안타를 얻어맞아도 전혀 점수를 주지 않고 진행 시킬 수 있는 경기이기도 하다. 팀플레이임에도 어떤 경기보다 개인의 이기적인 면이 필요한 가 하면 철저할 정도로 자신을 희생시켜야만 할 경우도 생기는 스포츠인 온갖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 차 있는 야구의 특성을 작가는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전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였다. 때문에 이제까지 야구, 아니 스포츠 만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가진 작품이 될 수 있었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 작품은 야구에 대한 안티테제의 작품이라고 이야기 한다. 정말로 이 작품은 야구에 대한 안티테제의 작품일까? 어쩌면 원 아웃이야말로 스포츠 정신이라는 이름 하에 감추어져 있는 야구의 부조리하고 모순으로 가득 찬 매력을 파격적일 정도로 살려낸 야구만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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