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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eorge Pratt/DC Comics/ScienceBooks

괴기스러움으로 독자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조지 프랫의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는 범죄로 얼룩져 있는 고담시 특유의 분위기 대신 악마라는 절대적 존재와 주술적인 환상이 작품을 관통하며 여타의 배트맨과는 전혀 다른 음울한 분위기의 고담시를 표현해내었다.

한 컷 한 컷이 마치 회화로 이어진 듯한 화풍에 음울하고 괴기스러운 펜선과 색채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지배당하듯 조지 프렛이 구현해낸 배트맨의 세계는 '악'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뛰어넘는 '절대적 존재의 악마'라는 이미지를 강렬하게 연출한다.

6년 전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이 여전히 미궁 속에 잠긴 채 또 다시 6년 전과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을 추적해 가며 하나씩 드러나는 단서들은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논리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로 이어지며 초현실적인 작품으로 완성되어 간다. 현재의 배트맨이 시달리는 악몽과 함께 배트맨 자신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이면성에 대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한층 더 작품을 무겁게 만들었다.

수 십년간 이어진 배트맨 시리즈를 통해서 등장한 고담시 곳곳에 퍼져있는 악당의 존재를 철저하게 지우고 오직 '악마'라는 초월적 존재로 중심을 잡고 있는 이 작품은 악당과의 대립 구도를 통한 범죄와의 싸움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액션물로써의 박진감과 흥미진진함, 사건을 추적해가는 탐정스릴러물의 묘미, 범죄로 얼룩진 고담시 특유의 어둠과 한 인간으로써 대부호이면서 범죄에 맞서 사우는 정의의 수호자 배트맨이라는 캐릭터적인 매력마저도 배제시켰다. 오직 자신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어두운 면을 악몽이라는 현상과 매치시켜 불안에 떨고 있는 배트맨의 이야기와 사건의 배후에 있는 초월적 존재인 악마의 이미지를 강하게 연출해 내며 초현실적인 공포감을 작품 전체에 펼쳐내고 있다.

독특한 배트맨이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음산함이 지배하는 극한의 공포를 악마라는 절대적 존재를 통해 표현해낸 이 작품은 조지 프랫 특유의 회화적 화풍이 더해지면 한층 더 묵시록적인 이미지마저 주고 있다. 무엇보다 배트맨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음에도 작품에서 보여지는 분위기와 이야기 전개, 스타일의 강렬함으로 독자들을 단숨에 매료시킬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