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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조민협/서울문화사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 하는 연인들의 이야기, 불꽃 같은 인생을 살다간 한 뮤지션과 그를 마지막까지 응원해 주며 힘이 되어 준 한 팬의 이야기.

탄탄한 기초 위에 세워진 특유의 삽화적 그림과 스타일로 이미 데뷔 시절부터 확고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조민협이 상업지 윙크에 발표한 단편만화 '제공'은 전형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작가에 따라서 그것이 신선하고 색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극히 일상적인, 오히려 사소설에 가까울 정도로 현실 위에 위치하고 있는 생활 속에서 액자식으로 삽입되어 있는 두 편의 이야기는 별도의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되었다면 "식상해!"라며 외면 받기 좋은(?)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일상 속에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묘한 쾌감을 준다. 흔히 이야기하는 전형성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고,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더욱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독특한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가의 작품 스타일은 이 같은 전형성을 오히려 참신성으로 바꾸어 버렸다. 익숙하지 않은 그림체로 채워진 스타일은 작품의 표현과 연출양식이 지극히 전형적인 이야기에 적용되면서 보다 특색을 가지게 되었다. 너무나 뻔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형적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는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통해 참신한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인 텍스트로 구성 된 문학에서는 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르나 만화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웃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웃음'을 줄 수 있었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발휘되기 힘든 재치가 돋보이게 되었다.

짧은 페이지 속에 전형성에 대한 단상을 잘 나타나 있다. 사고를 뒤엎을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지만 그 이상으로 만화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매체의 가능성을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