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1996년 6월 16일부터 방영된 작품이다. 앞에서 소개한 사자에상이나 도라에몽, 마루코짱 같이 10년 이상 방영한 작품이 아니라 아직 방영한지 6년밖에 되지 않은 작품이다. 물론 오랜 세월을 방영한다고 해서 꼭 국민만화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코치카메(작품의 제목이 너무 긴 관계로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인 "코치카메"로 표기합니다.)는 국민 애니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작품을 국민만화로 치고 싶은 이유는 바로 원작만화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아직 6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원작만화의 경우에는 1976년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연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이때까지 발행 된 단행본만 131권으로(10월 25일 현재) 이 부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알다시피 드래곤볼에 이어서 두 번째로 발행 부수 1억권의 신화를 이룩한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의 시청율도 도라에몽과 마루코짱에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므로 이대로만 간다면 국민만화로써 충분히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앞에서 소개한 작품 못지 않게 폭넓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굉장히 열광적인 매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다.(이 작품을 위한 해설서도 별도로 발행되어 있다.)
이 작품은 서민들의 일상의 드라마를 그린 사자에상이나 어린이의 영원한 친구 도라에몽, 일본 어린이의 일기장 마루코짱과는 일상의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있는 작품이다. 그러면 왜 이 곳에 소개하고 있을까?
코치카메는 일본 유행의 변천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주된 에피소드는 책표지에 적혀있는 대로 생긴 건 돌쇠에 믿는 건 뚝심 하나인 사상 최악의 무대포 경찰관 료츠가 벌이는 황당한고도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지만 작품 작품을 통해서 이 작품은 이른바 매니아라고 부를 수 있는 갖가지 소재들이 등장한다. 밀리터리에서부터 피규어 수집, 자동차, 만화 등 한 때 일본에서 유행처럼 퍼졌던 것들에 대해서 각 분야의 매니아들을 등장시키며(물론 주인공 료츠 자신도 엄청난 매니아로 공부를 제외하고는 모르는 게 없고 못하는 게 없는 만물박사이자 맨손의 마법사 맥가이버 같은 캐릭터이다.) 이때까지 일본에서 유행하였던 것들에 대해서 한번에 알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는 취미에서부터 좀처럼 접하기 힘든 전문적인 취미에 대해서까지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 작가 역시 모르는 것이 없는 만물박사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보다 폭넓은 당시의 관심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선거 철이 되면 어김 없이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실제로 작품의 에피소드 중에서 료츠가 국회의원으로 출마하여 7표를 얻고 실직자가 된 적이 있다.), 올림픽이 있으면 올림픽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 외 도쿄의 땅값에 대해서, 과외 열풍이 불었을 때에는 과외문제에 대해서 다루며 일본의 주된 사회적 사건이 무엇이 있었는지를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러한 사건이 또 다시 되풀이 될 때에는 과거의 에피소드와의 비교를 통해 사회의 변화도 읽을 수가 있는 작품이다. 물론 날카로운 풍자를 잊지 않고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사회적인 관심사와 주요 사건들, 그리고 유행에서부터 일상 생활의 모습까지 이 작품은 일본의 문화 생활 전반을 모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주간 연재하면서도 언제나 새롭게 다가오며 웃음을 주는 작가의 코믹 연출 능력에는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소년 점프에서 이렇게 장기 연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세월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서 거부감 없이 연출하며 재미를 전해주는 작가의 역량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02.10.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