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스쿨럼블

ⓒJin Kobayashi/KODANSHA/Marvelous Entertainment/SOTSU AGENCY/TV TOKYO/대원씨아이

유쾌한 Rumble

스쿨럼블은 제목 그대로 럼블한 작품이다. 기본적인 학원 러브 코메디의 컨셉 속에서 정신없이 펼쳐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들은 유쾌한 왁자지껄한 소란스러움의 웃음을 담아내는 것과 동시에 학원 러브 코메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물론 작품 특유의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 맵을 통해 형성되는 이야기 구조, 그리고 곳곳에 숨어 있는 패러디와 까메오 등, 탁월한 센스를 더해주며 좀처럼 접하기 힘든 유쾌한 학원 러브 코메디물의 재미를 마음껏 선사 해주고 있다.

소란스럽게 펼쳐진 유쾌함 속에서도 감성적인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좋아한다는 마음, 소중한 추억, 돌아보면 즐거웠던 추억으로 채워져 있는 학창시절의 반짝임을 순정만화와는 또 다른 소년지 특유의 감정, 내면의 심리 묘사를 통해 때때로 조용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선사해 주었다. 우당탕탕 펼쳐지는 소란스러운 그들의 이야기 한편에는 이 같은 소중한 날의 추억들을 섬세하면서도 감성적으로 담아내었기 때문에 스쿨럼블을 감상하면서 즐기는 재미는 일회성적인 웃음이나 긴 여운으로 다가오는 감동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타카마츠 신지 감독을 비롯하여 애니메이션의 제작 스탭들은 원작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재미를 고스란히 살려내면서도 각종 실험적인 연출과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의 장점을 활용하며 원작의 재미를 영상으로 훌륭하게 담아내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배경음악은 감성적인 분위기를 살려주었고,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오프닝은 작품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정확하게 짚어주었다. 때로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단순히 원작을 영상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연출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파격적이고 대담함이 돋보이는 연출은 물론 곳곳에 실험적이고 이색적인 독특함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때로는 멋진 삽입곡을 들려주기도 하였으며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을 통해 보는 이들을 당황케 하기도 하였다.

스쿨럼블이라는 이미지가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마음껏 화면 위에서 저마다의 개성을 발휘하고 있었고, 즐거웠던 학창시절의 이야기들이 저마다 가지각색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만화 같은 황당함과 과장된 엉터리가 난무하지만 그 속에는 저마다의 감성들이 담겨 있었고 때문에 정신 없이 웃는 가운데에서도 마음 속 한켠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잔잔한 여운을 주기도 하였다. 두근거림과 설레임 속에서 말없이 전해지는 감정의 흐름은 어느 틈엔가 스쿨럼블의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버릴 수 있게 하였다.

보는 내내 즐거움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부담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러브 코메디의 매력이 무엇인지 잘 말해주고 있다. 밝고 활기참만으로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동시에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빛나는 학창시절의 페이지를 펼쳐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