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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ASUHIRO NAGHTOW/SHONENGAHOSHA

머나먼 시공의 저편 아직 보이지 않는 머나먼 장소에서
계속되는 같은 인류의 노래


누구보다 인류를 사랑했던 밧슈 더 스턴피드의 마지막 여행이 이렇게 행복하게 결말을 맞이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너무나 처절하고 고독하게 느껴졌던 밧슈의 모습, 그리고 절망으로 향해가기만 하는 우울한 스토리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며 가슴 아픈 결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인류를 위해 희생하고 최후까지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 가장 트라이건 다운 결말이 아닐까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해피 엔딩은 아닐 거라고 확신에 가까울 정도로 트라이건의 이야기는 처절함 그 자체였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트라이건의 마지막 이야기는 이제까지 그 어떤 이야기도 보여줄 수 없었던 가장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진심으로 감동을 느끼고, 잔잔한 여운이 오랫동안 남아 있는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행복한 이야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가장 트라이건 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가장 트라이건다운 엔딩이였습니다.

“반드시 돌아올께”

밧슈가 나이브즈와의 최종 결전을 앞두고 남긴 이 한마디는 어쩌면 이제까지 밧슈의 여행을 함께 지켜봐 온 독자들에게 던지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먼곳으로 가버릴 것만 같았던 밧슈의 마지막 여행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습니다. 설령 돌아오지 못한다고 하더라고 상관 없습니다. 세상 한구석에 숨어서 지낸다고 하더라도 메릴과 밀리가 반드시 밧슈를 찾아낼 테니까 말입니다.

결국 밧슈를 찾아내고만 메릴과 밀리, 그리고 곳곳으로 생중계 되는 밧슈의 인터뷰 장면을 보면서… 이제까지 밧슈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씩 스쳐 지나갈 때마다 지금까지 트라이건의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밧슈는 외롭고 고독한 여행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밧슈가 사랑했던 인류는 이제 더 이상 밧슈를 외롭고 고독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웃으며 달려가는 밧슈의 모습에서는 더 이상 절망의 그림자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전처럼 억지로 색을 칠한 회색빛 웃음이 아니라 마음 속으로부터 진심으로,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해 죽겠다는 웃음이였기 때문입니다. 처절했던 비극의 주인공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아니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