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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미 앤 마리(Timy & Mari)

sungjin 2008. 3. 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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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로니아/ELECTRONIC ARTS/글과 버드나무

게임의 스크린 샷을 이용한 만화적 연출이 돋보이는 티미 앤 마리는 작품의 구성이나 형식의 독특함만으로도 만화라는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동시에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담겨 있는 귀여운 작품이다.

구체 관절 인형이나 실제 생활 속의 사진을 이용한 포엠툰과는 다른 게임의 스크린 샷을 조합하며 커트를 나누어 화면 연출을 하고, 말풍선을 이용한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이 작품은 게임 속의 스크린 샷에서 느낄 수 있는 표정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절묘한 상황 연출로 풍부한 감정들을 담아내었다. 실제로 사람들이 표정을 통해 연출해 내는 영화나 사진, 작가의 능력에 따라 영화 이상의 깊은 감정들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만화에 비해 감정의 표현에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살며시 미소짓을 수 있는 감정들로 가득 채웠다.

좋아하는 마음, 소중한 날의 추억이 담겨 있는 유년시절의 성장통 등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들을 게임의 스크린 샷만으로 탁월하게 감성의 퍼즐 조각을 완성해 내었다.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이야기는 사랑스러울 정도다.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조금씩 드러나는 감정들이 귀엽게만 느껴진다. 웬지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것 같은 느낌이 살아 있다. 풋풋하고 싱그러운 순수하기만 했던 시절의 마음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같은 장소, 같은 시절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함께 눈 높이를 같이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게 된다. 소년과 소녀가 함께 성장해 가면서 표현되는 감정들은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독특한 형식으로 연출된 작품답게 신선하고 새로움이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이 이상으로 즐거운 이야기가 가득한 작품이다. 게임을 바탕으로 탄생 된 작품이지만 게임의 매력보다는 만화로서의 매력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만화의 또 다른 가능성에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이 작품에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앙증맞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살아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