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를 노려라!

                                
©YAMAMOTO Sumika/SHIMANAKA SHOTEN/대원씨아이

뼈를 깍는 노력, 치열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 펼쳐지는 투혼의 향연, 화려한 필살기는 스포츠 만화에서 가장 고전적인 미덕이다. 단순히 승리에 대한 열정과 높은 목표를 가진 이들이 꿈을 향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경기를 통해 느껴지는 긴장과 흥분 박진감으로 채워진 재미의 힘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슬픈 사랑이야기를 통해 느끼는 눈시울을 적시는 감동, 읽으면 행복해지는 삶의 이야기, 잃어버린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잔잔한 여운과는 다른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힘은 스포츠만화만이 가진 미덕이다.

야마모토 스미카의 에이스를 노려라!가 돋보이는 이유는 이 같은 스포츠 만화의 고전적인 미덕을 담고 있던 이유도 있지만 소녀만화에 접목시켜 소년만화에서 보아오던 열혈 근성으로 대표되는 스포츠물과는 또 다른 매력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타고난 재능,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근성과 극한의 단련 속에서 완성되는 노력의 결정체, 숙명의 라이벌, 만화적 과장과 상상력으로 연출되는 경기 장면 등 소년지에 못지 않는 뜨거운 열혈 스포츠 만화의 전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순정만화이기에 어찌 보면 이질적일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남녀의 구분을 떠나 스포츠 만화가 가진 본질적인 재미는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시켜주듯 정공법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여성작가 특유의 감성이 더해진 연출력은 극한의 연습과 플레이에 치우치지 않고 드라마의 중심을 잃지 않고 상황연출이나 심리 묘사를 탁월하게 연출해 내며 소년지에서 보아오던 스포츠 만화에서는 접하기 힘든(아니 그럴 필요가 없었던) 감정의 흐름을 통해 작품의 매력을 더해준다.

남녀간의 사랑과 우정 등 순정만화의 고전적인 스토리 라인의 매력도 잊지 않았다. 학교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사소하지만 탁월하게 여학생들의 마음을 반영하고 있는 이야기와 연출은 식상할 법하면서도 언제나 다음 장을 펼치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섬세하면서도 투박한, 뜨거운 열혈과 함께 잔잔하고 깊은 감성이 살아 있는… 에이스를 노려라!가 수십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 그리고 현재까지도 그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순정만화계의 고전이자, 스포츠물이기 때문이 아니라 순정만화 고전적인 미덕과 여성 작가 특유의 감수성이 살아 있는 소녀만화에 대립되는 위치에 있는 소년만화적인, 특히 스포츠 만화에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장점들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