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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YAO MIYAZAKI/TOKUMA SHOTEN/학산문화사
작품을 다 감상하고 난 이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작품에 취해 있고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단순히 재미와 감동을 넘어 마음 속 깊이 작품을 처음부터 음미하고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이런 작품들은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한번 감상해도 여전히 작품 속에 푹 빠져들게 됩니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순간만큼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이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게 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애니메이지에 82년부터 94년까지 연재하였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제게 있어서 바로 그런 작품 중 하나입니다. 세상의 운명을 가녀린 어깨에 짊어지고 혼자서 걸어가는 강한 소녀지만 아주 작은 슬픔도 지나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연약한 소녀이기도 한 나우시카의 이야기는 언제나 무한한 감동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멸망의 시대… 대해일의 움직임 속에서… 도르크와 토로메니아의 처절한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세계와 인류의 비밀이 밝혀지고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는 나우시카의 말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을 맞이하는 나우시카의 이야기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숨가쁘게 달려올 정도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쉬지않고 달려온 이야기지만 독자들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나우시카의 세계 속으로 푹 빠져들게 됩니다. 어느 사이엔가 가슴 벅찬 감동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 분노하는 마음 등 지극히 소녀다운 나우시카의 소녀다운 모습이 세상을 구원하는 메시아적인 이미지가 교차되면서 나우시카라는 소녀에 빠져들게 됩니다.
만화가 미야자키 하야오는 애니메이터 미야자키 하야오와 비교한다면 일반적인 평가는 다소 낮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주관으로 평가한다면 만화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위치를 애니메이션 감독 이상으로 위치시키고 싶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애니메이지에 연재하였던 장편 만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단 한 작품만으로도 말입니다.
어쩌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연재하면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의 작품이 추구하는 목표에 도달해 버린 것은 아닐까요? 이후 그가 애니메이션 감독을 하면서 발표한 작품들을 볼때마다 무언가 부족한 것은 만화 나우시카를 통해서 모든 것을 만족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08.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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