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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타/애니북스

고리타의 작품은 언제나 센스가 넘친다. 독특한 그림체와 컬러링 등 시각적인 면은 물론이고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웃을 수 있는 유쾌함이 기발한 발상을 통해서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의 작품에는 일상의 찌든 때를 벗겨주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현실에어 일탈하고 싶은 마음, 다시 한번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거나 시대의 유행이나 코드를 반영하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기도 한다.

고리타의 ‘SMELLS LIKE THIRTY SPIRIT’는 이 같은 고리타의 작품선상에 정확하게 위치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만의 독특한 그림 스타일과 색채감각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위트와 센스넘치는 코믹 연출은 자시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게 된다. 무엇보다 놀라울 정도로 록음악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기막힌 패러디 감각과 네이밍 센스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인백호(너바다의 커트 코베인에서 ‘코베인’의 이름을 거꾸로 하면 ‘인베코’, 이것을 다시 한국식으로 개명하면 ‘인백호’)처럼 탁월한 센스로 무장되어 있다. 작품의 제목에서부터 캐릭터 설정, 패러디 된 내용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창조 된 것이 아니라 뮤지션들의 실존 정보가 결합되어 있다. 곳곳에 숨겨진 재미가 감추어져 있어 보면 볼수록 또 다른 재미를 찾아내게 된다.

스타일과 센스 못지 않게 현대인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꿰뚫어 버린다. 다시 한번 잃어버린 열정을 불태우며 현대인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며 통쾌하게 소리친다. 아니 오히려 일반적인 현실의 모습보다 더욱 무거운 짐을 지닌 사람들,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불합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보다 강한 공감대를 가지게 되었다.

한 때 음악에 혼을 바쳤던 평범한 직장인이 밴드를 구성하고 다시 한번 못다 이룬 음악에 대한 열정을 태우기 시작한다. 과정은 순탄하다고 볼 수 없지만 일상에서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줄 수 있었다. 대회 우승을 통해 얻게 되는 달나라로 갈 수 있는 티켓은 누구나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이다. 사회적으로 조금은 불합리한 위치에 있는 이들이 함께 모여 펼치는 밴드 활동은 일상에 찌든 때를 벗겨주고 활력을 넣어 줄 수 있는 활력소가 된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달나라에 가지 못한다. 아니 가지 않는다. 어느 새 그들이 목적이였던 달나라로 가는 밴드 연습은 밴드 활동 그 자체가 삶의 즐거움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그것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그들은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작품 속에서 그들이 불렀던 “깅디깅”(깅디깅은 토끼어로 ‘버텨봐’라는 뜻이다.)이라는 말처럼 현실에서 버티고 서서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매일매일 지친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각자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삶을 살아가는 행복의 해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