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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엔젤전설

sungjin 2007. 12. 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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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ihio Yagi/SHUEISHA/학산문화사

코믹물의 가장 기본적인 공식 중 하나는 거듭되는 오해의 연속이다. 자칫 잘못하면 뻔한 패턴에 독자들로부터 멀어질 수도 있지만 야기 노리히코는 기막힌 타이밍을 통해 벌어지는 엉뚱한 사건들을 통해 마지막까지 독자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착하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착한 학생이지만 악마와도 같은 외모로 인해 주변의 오해를 사고 학교의 캡짱이 되면서 벌어지는 격투의 나날(?)은 이 작품이 시작되면서부터 일정한 패턴을 형성하고 작품이 완결될 때까지 이어지게 된다. 물론 작품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고 때로는 다른 캐릭터들의 번외편을 넣어주곤 있지만 기본적으로 작품의 패턴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매번 작품 속에서 연출되는 오해의 연속 속에서 폭소를 터뜨리고 만다. 알면서도 속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기막힌 타이밍, 연출을 보여주며 독자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만다. 그리고 언제나 웃음 뒤에는 주인공 키타노의 진실된 마음이 있다. 쉴새 없이 웃는 와중에서도 작품을 통해 웬지 모르게 감동 받게 되는 이유 역시 한없이 착한 키타노의 선의에서 비롯 된 행동이 있고 키타노를 진정으로 응원해 주는 친구들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만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상상력, 만화였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는 상황 연출, 야기 노리히코의 섬뜩한(?) 펜선은 코믹물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림이지만 작가는 이점마저도 작품의 매력으로 발전시키며 독자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작가 후기에서 작가의 말에서 볼 수 있듯 처음 단편으로 기획 된 이 작품은 어느 새 연재가 결정되고 자신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15권이나 될 정도로 연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혹시 자신의 작품에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어쩌면 이 작품이 이렇게 연재하고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게 한 월간소년점프의 편집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야 되는 것은 아닐까? 이토록 기상천외하고 기발한 발상 속에서 시종일관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