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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진/시공사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온의 세계관은 매력적이다. 대립적이면서도 근원을 따라가면 하나로 수렴되는 온의 세계는 이색적이고 신비로움으로 채워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세계다. 하지만 작가는 매력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이야기의 힘을 더욱 강하게 살렸다. 아니 이야기라고 하기 보다는 유시진 특유의 사색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내며 보다 내면의 심리묘사를 탁월하게 풀어내었다.
사미르와 나단, 그리고 젤로 관계되는 세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동경, 질투, 욕망, 차단과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을 제경이라는 제3자의 눈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제경의 작품 속 이야기에서 어느 사이엔가 작품 인물들과 동화되고 일체화된다. 액자식 구조를 취할 줄 알았던 이야기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액자는 허물어지고 현재의 세계에서 온의 세계로 잠식되어 간다. 환타지 작가 제경과 일러스트레이터의 사현의 만남은 온의 세계 속에서 사미르와 나단으로 대치되고 온의 세계에서 보여주었던 서로의 감정들은 현재의 세상에서 연장된다.
서로에 대한 이해관계, 자신에 대한 이해관계… 서로를 완전히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주변과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내적인 그리고 외적인 갈등과 상처를 각 인물들의 심리적 변화와 의식의 흐름,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소통의 흐름들을 온의 세계와 현재의 세상에서 교차시키며 담담하고 절제된 연출로 풀어나간다. 동시에 감정의 흐름과 심리상태는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동경과 애증, 사랑, 미움 등 대립되어 있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원점에서 시작 된 마음이 변질되어 표출된 모습은 데온와 에온으로 대표되는 온의 세계와도 대비되어 한층 더 인상 깊게 다가온다. 무미건조하게 흐르는 이야기와는 달리 감정의 흐름은 크게 소용돌이 칠 정도로 격하게 흘러간다.
사색적이고 느릿느릿 흐르는 온의 이야기는 한층 더 성숙해진 작가의 연출을 통해 보다 깊이 있게, 조용하지만 강하게 다가오고 있다. 인물들의 대사, 표정, 감정 변화를 밀도 있게 채워 넣고 작품의 주제를 전해주고 있다. 현재와 온의 세계, 과거와 현재의 운명의 굴레 속에서 단절된 소통을 극복하고 화해하며 한발짝 앞을 향해 내딛게 되기까지… 조용히 시작해서 천천히 진행되지만 그 때문에 이야기하는 작가만이 아니라 독자들의 시선을 함께 일치시켜 작품의 무게에 침몰되지 않고 깊이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훌륭하게 마무리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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