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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의 분위기를 타면서 스크린에 데뷔하였던 괴도 키드가 5년만에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왔습니다.

전작 '세기말의 마술사'에서 보여주었던 것 이상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보다 치말한 전개와 긴장감 넘치고 박진감 있는 모습을 기대하였지만 개인적으로 평가를 내리자면 이번 8번째 극장판은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코난이라는 최고의 컨텐츠와 키드라는 최고의 흥행 카드만을 믿은 나머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명탐정 코난 아닌 명탐정 코난이 되어버렸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구성이나 퀄리티, 연출은 물론이고 코난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모습도 보여주지 못한 채 단치 "코난VS키드"라는 대결 구도와 "코난+키드"라는 협력 구도를 통해서 대부분의 인기 TV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면서 개봉된 타작품의 극장판처럼 단순히 서비스용 올스타전 같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코난과 키드의 대결과 협력이라는 설정은 극장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보다 넓은 화면에서 화려한 모습으로 맞대결은 펼치는 키드와 코난, 그리고 승객들의 목숨이 걸려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두사람이 힘을 합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극장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인 사건이 소외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으며, 전체적인 템포 조절 역시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에는 무리였습니다. 6기 극장판 - 베이커가의 망령 역시 코난의 본래 모습과는 다른 면이 많았지만 스피디한 전개와 게임이라는 가상의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었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베이커가의 망령 역시 코난의 본래 성격과는 다른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은빛 날개의 마술사보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독특한 설정과 빠른 전개로 흥미진진하게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부정적인 이야기만 계속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절대로 "NO!"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키드'가 돌아왔다는 점, 그리고 키드와 코난의 대결은 물론이고 둘이서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은 그 어떤 이벤트 보다도 최고의 이벤트였다는 점입니다. '매직쾌두'의 식구들이라고 해봐야 키드와 나카모리 경감 뿐이지만 '매직쾌두'의 세계는 이번 극장판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키드의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고 마치 재난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이번 극장판은 또 다른 명탐정 코난 아니 매직쾌두에 무게 중심을 둔 극장판이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감상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으며 화려한 달빛 아래의 쇼를 펼치는 키드의 모습은 폼생폼사를 넘어서 "ART"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Ladies and Gentlman!!"이라고 외치면서 시작되는 키드의 화려한 마술쇼가 없었던 점은 이번 극장판의 아쉬움으로 남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키드가 스크린으로 돌아와서 온갖 폼이란 폼과 멋이란 멋은 다 잡고 사라지기만 하면 "만사 OK!"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번 극장판에 대한 만족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컷던 만큼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임니다. 수편의 코난 극장판 중에서도 최고로 호평받았던 "세기말의 마술사"때와는 달리 이번 "은빛 날개의 마술사"는 최저의 평가를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키드에 무게를 둔 나머지 '명탐정 코난' 이라는 작품이 '매직쾌두'의 페이스에 넘어갈 정도로 명탐정 코난이라기 보다는 매직쾌두에 가까운 모습이였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코난과 키드의 조합은 그동안 코난에서는 느낌 수 없는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코난과 키드 두사람 모두 수수께끼의 조직과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연재 될 원작에서 두사람이 협력하게 될지도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일 두사람이 힘을 합쳐 수수께끼의 조직을 쳐부순다면 이렇 모습이 되지 않을까? 라는 즐거운 상상속에 또 다른 관점에서 감상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