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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샌드랜드 by 토리야마 아키라

sungjin 2007. 9. 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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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의 후반부를 보면 더 이상 도리야마 월드가 보이질 않는다. 나무 인형 같은 차오즈와 재채기를 하면 변하는 런치, 말하는 거북등 토리야마의 독특한 캐릭터들은 등장하지 않게 되고 여의봉과 근두운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기발한 상상력의 아이템은 등장하지 않음으로써 무엇이든지 가능했던 토리야마 월드가 사라졌던 것이다.

하지만 드래곤볼 종영이후 발표된 '우주인 페케'나 '토키메카', '마인촌의 부블'등의 단편을 통해 그의 세계관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보여주었다.(본인은 40페이지의 짧은 단편치고 '우주인 페케'만큼 유쾌한 작품을 보지 못했다.)
 
이 작품은 이런 도리야마의 세계관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다. 마음씨 착한 악마와 인간이 함께 살고 있으며 여러 가지 기발한 캐릭터들이 토리야마 월드를 확실히 인식 시켜주고 있다. 사랑과 정의? 이런 건 필요 없다. 그가 선보이는 유쾌한 모험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그의 작품은 볼때마다 대단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는 스크린톤을 전혀 쓰질 않는다. 그런대도 그의 배경은 꽉 차보이는 느낌을 준다. 그것 뿐 만이 아니다. 수많은 등장 인물이 등장해도 잊어버리지를 않는다. 그의 천재적인 스토리 연출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샌드 랜드' 역시 이러한 그의 스타일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어린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요점만 뽑아서 가장 쉬운 방법을 통해서 작품을 전개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눈 높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 또한 그의 단편만의 특성을 잘살린 짜임새 있는 스토리, 거기다 누구나 쉽게 따라가는 액션이지만 시각적인 효과 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난 연출은 정말 대단하다.

이 작품은 짜임새 있고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와 팬시형 캐릭터를 이용한 화려한 액션 연출도 일품이지만 작가의 독특한 메카 디자인도 볼만하다. 될 수 있으면 기계적인 날카로움과 웅장함을 추구하는 다른 작품의 메카닉과는 달리 옛날 아톰에서나 보아오던 동글동글한 디자인의 하지만 세밀한 메카닉들은 친근감 있게 다가오며 인간적인 냄새까지 느낄 수 있다.

인간들의 어리석음으로 황폐화 되어버린 그럼에도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하는 세상에 오히려 인간보다 착한 악마들을 통해 진지한 메시지까지 던져주는 작품으로 유쾌함과 즐거움이 가득한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