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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리우의 SF에는 과학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인류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이 함께 한다. 미지의 세계 저편으로 안내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가상의 이론을 풀어나가기 보다는 사람들의 부딪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인도한다. 비록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무서운 현실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꿈과 희망으로 다가올 수 있게 말이다.

두번째 오리지널 한국어 에디션으로 기획된 단편집 신들을 죽임당하지 않을것이다는 켄 리우의 SF를 감상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느끼게 한다. 동시에 켄 리우의 단편들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는 SF의 가능성과 매력을 다양한 형태로 전달해 준다.

어딘가 먼 미래의 환상이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가족간의 사랑을 담아 사랑스러운 SF의 매력을 담아낸다. 싱귤래리티 3부작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포스트휴먼 3부작을 통해 디지털 세상에 대한 무서움과 희망을 전해주었고 인류에 대한 경고와 함께 이정표를 제시하면서 독자들 스스로 질문을 하게 만들고, 루프속에서 보여준 전쟁의 무서움을 통해 인류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하면서도 가족이라는 인연의 고리가 만들어내는 사랑의 반짝임을 잊지 않았다.

SF라는 장르의 테두리를 벗어나 보다 확장되고 다양성을 획득한 이야기들을 SF처럼 다가오게 만든다. 과거의 역사 속에서, 미래의 상상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 속에서과학만이 아니라 환상 소설의 요소들이 작품 속에 녹아들면서 다채롭고 신선한, 때로는 식상한 설정 마저도 흥미롭게 다가오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었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양주 대학살을 배경으로 그려나가는 대체 역사물을 통해 특유의 실크 펑크 스타일의 신선함을 전해주었고, 외계 문명에 대한 탐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을 통해 가볍지만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즐거움도 전해주었다. SF라는 이름에 묶여 테두리를 만들기 보다는 SF이기 때문에 완성할 수 있는 상상력의 즐거움이 역사와 환상이 더해지면서 풍부한 단편집이 될 수 있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다가올 미래를 인도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지나간 과거 속에서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음으로써 현실과 환상이 만나는 특이점에서 이야기가 지닌 재미가 살아 있다.

사랑스러운 SF의 낭만을 담았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잊지않고 가족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소중한 누군가의 부재를 통해서 전해오는 슬픔과 행복은 켄 리우의 작품이 전해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동양적 세계관에서 만들어내는 환상과 철학은 켄 리우의 작품을 더욱 더 매력적으로 완성하였다. 신비로움이 함께하는 과학적 상상력은 언제나 경이롭게 다가온다.

소설을 읽으면서 언제나 공통분모처럼 이야기하는 재미와 감동이 아니라 켄 리우의 작품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이제까지 발표하였던 작품들을 읽었을 때의 즐거움이 앞으로 독자들에게 전해줄 작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정도로 켄 리우의 SF 소설을 읽는 즐거움은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마지막 페이지를 닫으면서도 그의 작품을 즐기는 즐거움과 함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다림 역시 두근거릴 정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