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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계속 죽은 사람으로 있어야 해”
열세 걸음의 이야기는 환상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현실로 끝난다. 한교사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비현실이 현실적인 압박으로 바뀌어 죽음의 가치와 삶의 가치에 대한 모순적인 상황이 만들어낸 씁쓸한 우리의 자화상이다.
역사와 민담 속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결국 한 교사와 주변의 이웃, 그리고 가족까지 비참한 상황으로 몰고가면서 현실로 올라서게 된다. 부서지기 쉬운 환상 위에 단단하게 현실이 구축되어 있다. 작품 속 배경과 설정을 알지 못해도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배경이 작품에 대한 눈높이를 함께 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한 교사의 과로사는 근로환경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었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비극이 살아있는 이들의 환경을 지배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은 현재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현대인의 삶의 단면이다. 죽음의 가치가 삶의 가치보다 중요해지는 것이다. 멀쩡하게 살아 있는 사람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금전적인 문제는 평생 동안 삶을 괴롭힐 수 밖에 없는 족쇄와도 같은 것이다. 죽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살아있는 사람의 죽음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국 한 인간의 탐욕은 돈벌이를 위해 활용 될 수 밖에 없었고, 남편의 죽음으로 과부가 된 부인 역시 돈이라는 현실을 위해 비극을 향해 발걸음을 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작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하지만 정곡을 찌른다. 주인공의 시선뿐만이 아니라 독자들의 시선에서도 작품을 안내한다. 때로는 환상이 함께 하고 현실을 외면하지만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독자들에게 삶의 지독함을 보여주며 좌절시킨다. 기형적인, 모순적인… 그러나 결국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무기력할 수 밖에 없는 모습에 열세 걸음의 환상은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기이한 이야기다. 하지만 지독한 현실이기도 한 이야기다. 기이하기에 흥미롭게 책장을 넘기지만 지독한 이야기이기에 책장을 닫고 난 후에도 가슴을 후벼판다. 삶과 죽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며 가만히 작품을 되새기게 된다. 중국이라는 나라도 없고, 모옌이라는 작가도 없다. 오직 열세 걸음에서 들려준 기형적인 현실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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