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의 모노가타리 시리즈는 니시오 이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쳐내면서 예상치 못할 정도로 풍부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서술과 이야기,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의 재미들이 어우러지면서 작품을 읽는 내내 독특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죠. 다만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혼란스러울 정도로 이야기가 산개되고 캐릭터의 매력을 지나치게 추구하면서 작품의 초반보다는 힘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반복 또는 변주곡처럼 느껴지면서 이야기 시리즈의 권태기가 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Oh! Great!가 만화로 연재하면서 이야기 시리즈는 다시 한 번 활력을 지니게 됩니다. 니시오 이신의 매력과 함께 오 그레이트의 그림에 뿜어내고 지면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특유의 삐딱한 연출들이 탄력을 받고 날아 오르기 시작합니다. ..
천년여왕은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희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작품 속 천년여왕인 유키노 야요이의 희생은 물론이고 천년여왕 작품 자체가 희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들이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레이지 버스’라고 하는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 세계를 완성하기 위해서 말이다. 오랜 세월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더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지니게 되는 이유도 아마 유키노 야요이의 이야기화 함께 천년여왕이라는 작품의 희생을 함께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 슬픔으로 채워질 수 밖에 없었고 비련의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신비로운 캐릭터의 존재감은 더더욱 신비로움으로 다가오게 만들었고 어딘가의 세상 속에서 조용히 숨겨진 추억..
타츠미 요시히로의 작품은 언제나 지독하다. 지나칠 정도로 현실의 바닥까지 적나라하게 파고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만화가 지닌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 특유의 과장과 말도 안 되는 엉터리를 자유롭게 펼쳐내는 대신 철저하게 현실적인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나가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만화의 장점을 버리고 제한된 연출과 표현방식으로 삶의 모습을 조명해 나간다. 이 같은 작가의 스타일은 동경 표류일기라고 붙여진 일련의 단편집을 동해 더욱 확연하게 경험하게 된다. 지독한 현실의 바닥에서 처절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전쟁 이후 고도의 산업사회로 성장해가는 이면에 짙게 드리워져 있는 어두운 단면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 때로는 현실감이 지나쳐버린 나머지 이제는 더 이상 경험할 수 없는 현대사회를 살아가..
리부트 발표 직후만 해도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는 작가의 아집으로 인해 더 이상 애정을 가지니 힘들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감상하고 페이지를 덮을 때마다 다음 권을 기대하게 됩니다. 많은 것들이 달라졌고 작가의 설정놀음에 처음 구축된 연표에 수정이 가해지는 등 여러 가지 의미에서 작품의 기둥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작가의 펜선이 자아내는 미려한 메카닉 디자인의 매력과 캐릭터의 매력은 여전히 매혹적입니다. 방대한 세계관 속에서 신화와 환타지가 아득한 테크놀로지와 함께 완상한 환상적인 이야기는 아득히 먼 미래의 신화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라는 작품 속에 풍덩!하고 빠지게 됩니다. 더 이상 모터헤드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고 우리가 알고 있던 나이트 오브 골드의 모습도..
100권을 향해가는 원피스가 1권을 시작하던 때의 모습과 다른 것은 당연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20년이 넘게 연재되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작품의 세계관과 설정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고 이야기의 볼륨이 커지고 확장되면서 엄청나게 쏟아지는 정보와 의문점들이 어긋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난잡해진 화면 구도에 조금씩 페이지를 넘기는 것조차 귀찮아지고,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는 스토리와 에피소드마다 반복되는 클리셰에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초반의 다이내믹하던 연출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심지어 난잡하게 펼쳐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원피스가 재미있어서 읽는다기보다는 지금까지 보던 작품이니 계속보는 관성의 법칙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원피스에 대한 기대감과 앞으로 느끼..
알게 모르게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작가의 작품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같은 작가에 대한 신뢰는 아마 애니메이션 “빙과”를 감상하게 되면서 출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교토 애니메이션이 제작하였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의 완성도에 대한 신뢰가 높았고 실제 작품을 감상하면서 퀄리티에 감탄사를 낼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요네자와 호노부가 선사하는 일상의 추리물의 묘미가 있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관심이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작가의 작품세계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고전부 시리즈나 소시민 시리즈는 물론이고 인사이트 밀에서부터 부러진 용골, 야경 등 신본격, 일상, 환타지 등 다양한 형태의 미스터리 소설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추리 소설의 묘미를 만..
언제부터인가 작품의 마지막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하게 됩니다. 작품이라기 보다는 상품이라는 의미가 강해지면서 비즈니스적인 이해관계가 얽히기 시작하고 처음 작품을 시작했던 작가가 들려주고자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 현재의 수많은 인기작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갈피를 잡지못한 채 표류하다 침몰하는 작품, 초반의 구축된 세계관과 이야기의 흐름이 연재가 길어지면서 비대해져 버린 세계관을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져 버리는 작품, 작가의 이기심으로 망가져 버린 작품, 기획에 휘둘리면서 본질을 잃어버린 작품 등... 아마 제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연재가 길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긴 작품들을 나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곳곳에 시한폭탄이 놓여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조금씩 거대해지는 압박감은 독자들에게까지 생생하게 전해오면서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숨막힐 정도로 압박감을 느끼게 만든다. 선상이라는 폐쇄된 공간은 배안에서도 다시 한번 세밀하게 구분되어 폐쇄성을 강화시켰다. 크리피카를 중심으로 놓여있었던 시한폭탄은 여단과 히소카로 확대되면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텍스트가 늘어나고 정보가 점점 늘어남에도 마치 현장의 공기를 같이 공유하는 듯한 느낌으로 헌터X헌터 36권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고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왕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왕자들을 중심으로 둘러싼 주변환경과 인물들의 이야기가..
크로노 트리거가 역대 최고의 RPG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이유는 주어진 환경에서 완성해 낼 수 있는 것들이 최고의 모습 이상으로 펼쳐내었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한계를 제외하고는 현재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구성과 시스템을 완성시켰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대적 보정이나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어 고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 세대가 플레이 했어도, 아니면 우리 다음 세대가 플레이했어도 여전히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옛날 게임 치고는 굉장히 잘 만들었다!’가 아니라 ‘지금 봐도 정말 잘만들었네!’라고 감탄하게 되고 ‘얼마 전에 엔딩봤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라고 누군가 후기를 남겼을 떄 ‘당연하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
게임에 대한 평가나 시리즈에 대한 개요를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지만 여전히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다시 한 번 귀기울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시스템과 구성 등 1986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이후 수십년 동안 꾸준히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어린 시절 플레이 했던 경험이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흘러가는 세월을 거슬러 영원히 정지해 있는 소중한 보물상자를 여는 마법 같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살아있고 어른들의 추억이 녹아 있다. 드래곤 퀘스트를 플레이하는 사람들 모두가 순수했던 정의로움 속에서 취할 ..
- Total
- Today
- Yesterday
- 명탐정 코난
- 센티멘탈 그래피티
- 오다 에이이치로
- 원피스
- 괴도 키드
- 마츠모토 타이요
- 아다치 미츠루
- 센티멘탈 져니
- 타케우치 나오코
- 테즈카 오사무
- 우라사와 나오키
- 니시오 이신
- 리얼
- 타카하시 루미코
- 토리야마 아키라
- 제임스 조이스
- 밀란 쿤데라
- 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 클램프
- 이노우에 타케히코
- 타나카 요시키
- 율리시스
- 코난
- 불새
- 버지니아 울프
-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
- 아오야마 고쇼
- 은혼
- 카타야마 카즈요시
- 카키노우치 나루미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