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 놀라게 된다. 작가에 대해 미안해질 정도로 ‘후지모토 타츠키’의 작품이 전해주는 경험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만화라는 매체가 지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한 이야기 속에서 후지모토 타츠키는 만화라는 매체가 지닌 고유한 특성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황당함과 당황스러움이 만화적 엉터리로 포장되는 특유의 이야기 전개방식이 강력한 흡입력을 지니게 되고 어느 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마치 영화 같은 느낌으로 흐르는 이야기 전개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도 독자들에게 물음표를 남긴 채 마무리 되지만 완벽한 이야기의 완결성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작품을 음미하게 만든다. 주인공의 현실은 여기까지였는가? 그렇다면 여기서부터는 환상인가? 에리의 말이 맞다면 여기서부터 현실인..
예전에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감상하다 보면 맟 추리 소설의 다양성이 어떻게 펼쳐져왔는지를 보여주는 파노라마와 같다고 이야기 한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통 미스터리에서부터 신본격 미스터리, 환타지 미스터리에 미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통해 추리소설의 확장성과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세계는 소시민 시르지-고전부 시리즈를 거쳐 야경과 왕과 서커스, 진실의 10미터 앞, 책과 열쇠의 계절을 발표하면서 오히려 아쉬움이 남는다소 이야기하였죠. 흑뢰성을 읽다보면 요네자와 효노부의 작품 세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왕과 서커스를 읽으면서 이야기했던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 세계의 종착역을 잘못 판단하고 있었구나! 라고 말입니다. 부러진 용골에서 보여주었던 미스터리 소설..
켄 리우의 SF에는 과학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인류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이 함께 한다. 미지의 세계 저편으로 안내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가상의 이론을 풀어나가기 보다는 사람들의 부딪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인도한다. 비록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무서운 현실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꿈과 희망으로 다가올 수 있게 말이다. 두번째 오리지널 한국어 에디션으로 기획된 단편집 “신들을 죽임당하지 않을것이다”는 켄 리우의 SF를 감상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느끼게 한다. 동시에 켄 리우의 단편들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는 SF의 가능성과 매력을 다양한 형태로 전달해 준다. 어딘가 먼 미래의 환상이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가족간의 사랑을 담아 사랑스러운 SF의 매력을 담아낸다. 싱귤래리티 3부작..
슬램덩크를 읽을 때마다 "명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세대간의 공통분모를 만들어내고 함께 웃고 울게 할 수 있는 작품은 좀처럼 찾기 어려울 테니까요. 이번에 개봉된 극장판의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시절의 슬램덩크와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풋내기 만화가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그렸던 슬램덩크의 모습도 없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들려주었던 그 시절의 목소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슬램덩크의 이야기에는 변치 않는 소중한 반짝임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진정한 명작은 특정 사람들의 평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감상한 사람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결정되니까요.
아이돌 마스터라는 컨텐츠가 현재까지 이어질 거라고, 특이 이정도 규모가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오래전 선라이즈에세 제작한 제노 그라시아를 재미있게 감상했던 저 역시 현재의 아이돌 마스터의 모습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본가마스라고 불리는 원년 멤버들이 과연 언제까지 역사를 써내려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원년멤버들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저 역시 계속해서 즐기고 싶네요.
“1화 만신” 만화가 후지모토 타츠키에 대한 평가를 내릴 때 인용되었던 단어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초반에 보여주었던 기대감이 작품의 이야기가 길어지고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용두사미가 될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짧게 끊어지는 이야기의 완결성을 지니고 있을 때 후지모토 타츠키의 작품은 최고의 즐거움을 경험시켜 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신뢰는 만화가 후지모토 타츠키의 단편은 무조건 믿고 소장한다!라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학생시절부터 구상하고 그려왔던 단편들을 모은 두권의 단편집 ’17-21’과 ’22-26’을 감상하면서 후지모토 타츠키의 작품이 지닌 강력한 재미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아님에도 기상천외하게 다가..
은수저(Silver Spoon)은 아라카와 히로무에 신뢰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녀의 작품을 언제나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가 그려내는 것이라면 장르를 불문하고 무조건 감상하게 되고, 설령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후에 펼쳐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 은수저의 소재가 농업고등학교를 무대로 펼쳐지는 학원물이지만 일상의 드라마 속에서도 작가는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준다. 지나치기 쉬운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담았고 만화 특유의 과장된 연출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미소 짓게 만들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작품을 감상하는 내내 소박한 삶의 단면들을 곳곳에서 느끼게 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었고,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농업고등학교의..
인어시리즈의 성공은 타카하시 루미코에 대한 평가를 단숨에 수직상승시켰다. 물론 그녀의 대표작 시끌별 녀석들이나 메종일각만으로도 작가에 대한 평가는 최상위에 위치시킬 수 있지만 인어시리즈의 성공은 타카하시 루미코의 작가적 역량에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며 그녀의 천재성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루믹월드라고 부르는 그녀의 작품 세계는 러브 코메디 중심의 장편 연재작을 중심으로 일상의 소소함을 담아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잔잔함 여운을 전해주는 루미코 극장, 그리고 데뷔 초기발표하였던 다채로운 단편들이 어우러지면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었다. 코믹, 호러, SF, 드라마, 일상에서 환상을 넘나드는 다채로움은 ‘월드’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였고 동시에 그녀의 작가적 재능을 상징하는 단어이..
후지모토 타츠키의 작품은 언제나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 작가의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소재를 선택하든 이야기를 풀어나가든 특별한 이유없이 작가의 작품들을 빠짐없이 감상하게 만든다. 룩 백을 읽고 난 이후 작가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한 결과였고 작품에 대한 평가는 기대 이상이였을 것이다. 단편이기에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마무리로 완결성을 높였기 때문에? 흘러가는 세월과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출되는 배경 연출?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이자 등을 기댈 수 있는 의지가 되어가는 청춘의 성장 드라마 속에 연출되는 섬세한 감성의 조작들이 반짝이기 때문에? 특유의 클리셰 비틀기를 통해 완성되는 후지모토 타츠키가 선사하는 서사의 흔들림?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연출이 기묘할 정도로 긴박한 구성과 맞물리면서 ..
기다린 시간만큼 만족스럽게 읽게 된다. 작품 외적으로 납득할 수 없을 만큼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에는 모든 작품 속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MH가 GTM로 바뀌어 버린 명칭 이상으로 메카닉 디자인까지 새롭게 리셋이 되어버린 세계관이지만 작품을 읽으면서 혼란스럽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고딕메이드의 세계관을 이해하게 된다. 방대하게 구축된 세계관과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는 역사의 연표가 끊이 없이 수정되고 새롭게 작성되지만 너그럽게 허용할 수 있을 정도로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의 세계는 매력적이다. 작가에 대한 분노나 작품에 대한 실망감과는 별개로 16권이 발매되자마자 그 어떤 작품보다 먼저 책장을 넘기는 사람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고딕메이드로 리부트 된 세계관이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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