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오 이신의 캐릭터가 오! 그레이트의 그림으로 펼쳐지면서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특유의 시원시원한 전개와 삐딱한 연출들이 니시오 이신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묘사와 함께 하면서 읽는 즐거움과 함께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시켰다. 멋져!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화려함이 넘쳐흐르는 미려한 펜선이 자아내는 마법같은 그림들이 지면 위에 가득 펼쳐지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번에 반해버리게 만든다!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한 묘사와 함께 만화 특유의 극대화된 과장이 최고조로 연출되면서 니시오 이신 월드의 캐릭터들이 오! 그레이트의 캐릭터로 새롭게 탄생되어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앞으로 등장할 예정인 모노가타리 시리즈의 캐릭터들을 하루빨리 니시오 이신의 그림으로 만나보고 싶을 정도다! 단순히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언제나 환상과 함께 한다.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 속에서 비현실성이 만나면서 오히려 하루키 특유의 모호하게 느껴지는 이미지를 명확하게 만들고 특유의 매혹적인 문장의 느낌들이 자연스럽게 하루키의 중독성 짙은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자신의 사적인 삶의 단편들을 곳곳에 심어 넣고 기-승-전-결이 아닌 기-승-전-전 또는 기-승-승-승으로 마무리되는 듯한 불완전한 매듭으로 다른 작품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여운의 맛을 음미시켜주면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꽤 오랜만에 등장한 소설인 “일인칭 단수”는 어쩌면 하루키가 그토록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매력은 조금 희석되었을지도 모른다. 삶의 우연적인 인연의 교차점 속에서 일어나는 짧은 에피소드 안에서 지극히 평범하지만 하루키다운..
켄 리우는 서문에서 SF는 미래를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전적 정의를 통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서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해의 단계를 넘어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이정표를 만들어간다고 이야기했다. 일련의 단편들을 수록한 단편집 ‘어딘가 상상도 못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를 읽으면서 서문에서 이야기하였던 작가의 의도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SF가 가진 근본적인 매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고 작가가 SF 속에서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간직되고 싶었는지… 육체가 사라지고 디지털 데이터로만 존재하게 되는 인류의 모습 속에서 공포와 섬뜩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삶과 죽음의 고리 속에서 가치를 지니는 희망..
동인시장에서 출발한 비주얼 노벨 게임 월희는 타입문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필수적인 작품이다. 직사의 마안이라는 캐릭터에 부여된 매력적인 설정과 비주얼 노벨 게임 특유의 섹슈얼리즘이 이내 곧 흥미를 끌게 하였다. 작품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배치된 캐릭터들(오빠를 사랑하는 여동생, 서로 대비되는 쌍둥이 메이드 자매, 정체불명의 수녀님 등 전형적인 속성을 지닌)이 어우러지면서 “Boy meets Girl”이라는 고전적인 테마가 전형적으로 구축되고 살짝 비틀어진 설정과 이야기 전개를 통해 많은 팬들을 사로잡게 된다. 진조의 여왕님이라는 불사의 흡혈귀 히로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신이라도 죽여버릴 수 있는 ‘직사의 마안’을 지닌 주인공의 성장이라는 주제가 함께 하면서 엔터테인먼트로서 가치를 업계에서 각인시켰고 타입문이..
천년여왕은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희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작품 속 천년여왕인 유키노 야요이의 희생은 물론이고 천년여왕 작품 자체가 희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들이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레이지 버스’라고 하는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 세계를 완성하기 위해서 말이다. 오랜 세월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더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지니게 되는 이유도 아마 유키노 야요이의 이야기화 함께 천년여왕이라는 작품의 희생을 함께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 슬픔으로 채워질 수 밖에 없었고 비련의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신비로운 캐릭터의 존재감은 더더욱 신비로움으로 다가오게 만들었고 어딘가의 세상 속에서 조용히 숨겨진 추억..
타츠미 요시히로의 작품은 언제나 지독하다. 지나칠 정도로 현실의 바닥까지 적나라하게 파고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만화가 지닌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 특유의 과장과 말도 안 되는 엉터리를 자유롭게 펼쳐내는 대신 철저하게 현실적인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나가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만화의 장점을 버리고 제한된 연출과 표현방식으로 삶의 모습을 조명해 나간다. 이 같은 작가의 스타일은 동경 표류일기라고 붙여진 일련의 단편집을 동해 더욱 확연하게 경험하게 된다. 지독한 현실의 바닥에서 처절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전쟁 이후 고도의 산업사회로 성장해가는 이면에 짙게 드리워져 있는 어두운 단면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 때로는 현실감이 지나쳐버린 나머지 이제는 더 이상 경험할 수 없는 현대사회를 살아가..
곳곳에 시한폭탄이 놓여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조금씩 거대해지는 압박감은 독자들에게까지 생생하게 전해오면서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숨막힐 정도로 압박감을 느끼게 만든다. 선상이라는 폐쇄된 공간은 배안에서도 다시 한번 세밀하게 구분되어 폐쇄성을 강화시켰다. 크리피카를 중심으로 놓여있었던 시한폭탄은 여단과 히소카로 확대되면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텍스트가 늘어나고 정보가 점점 늘어남에도 마치 현장의 공기를 같이 공유하는 듯한 느낌으로 헌터X헌터 36권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고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왕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왕자들을 중심으로 둘러싼 주변환경과 인물들의 이야기가..
단편집은 언제나 설레임을 전해준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을 찾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이미 익숙해져 있는 작가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연재만화에서 느껴지는 치열함 대신 잠시 숨을 고르고 느긋하게 작품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진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나이토 야스히로의 단편집은 그런 의미에서 만족스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트라이건에서 보여주었던 처절함이나 혈계전선을 보면서 압도될 수 밖에 없었던 중량감 대신 아주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작가의 펜선이 자아내는 매력을 따라가기만해도 즐거웠기 때문이다. 물론 트라이건이나 혈계전선 역시 웃음을 잃지 않고 탁월한 센스를 발휘하고 웃음을 통해 작품의 치열함을 덜어주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작품 속에서 위압감을..
라스트 오더라는 타이틀로 총몽의 세계가 연장될 때의 기대감은 결국 마지막까지 독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1부에서 보여주었던 고철마을과 자렘의 대립되는 분위기에서 풍겨오는 기묘한 이질감, 사이보그로 온통 채워져있기 때문에 지독할 정도로 잔인하게 묘사되던 살육의 장면마저도 웬지 모르게 스타일리쉬하게 다가왔다면 라스트 오더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과거의 총몽의 세계관이 풍겨오던 이미지보다는 화려하고 속도감 넘치는 스타일리쉬한 격투물의 정점을 향해가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자아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탐구하면서 총몽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카르마(업)라는 키워드를 잃어버리지는 않았지만 분명 라스트 오더에서 보여주었던 총몽의 느낌은 개인적으로는 처음 이 작품의 연재..
밤과 낮을 읽으면서 울프의 작품이 지닌 매력을 새롭게 느끼게 된다. 등대로나 파도에서 보여주었던 실험적 서술이 자아내는 매력대신 세월에서 보여주었던 유려한 문장이 자아내는 매력이 조금씩 조금씩 독자들에게 스며들면서 울프의 작품에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후 발표되는 작품들이 조금씩 기존의 전통적인 서술방법에서 탈피하면서 소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던 것과는 달리 밤과 낮은 울프의 실험성이 발휘되기 보다는 지극 평범한 남녀간의 관계 속에서 복잡하게 변해가는 감정의 흐름과 내면의 묘사에 치중한다. 울프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녀의 단어와 문장이 자아내는 매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고 밤과 낮에 대한 외부의 평가에 상관없이 작품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이야기 할 때에는 여전히 좋아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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