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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핑크레이디

sungjin 2007. 9. 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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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연우

핑크레이디는 일반적으로 만화에서 흔히 접하는 어린 시절의 인연,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 마음과 좋아한다는 감정을 담백하고 정감 있게 그려내며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작품이다.

특유의 예쁜 그림체와 함께 화사한 이미지로 채워 넣은 작품의 분위기는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시각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예쁜 그림은 쉽게 눈이 가기 마련이지만 이 작품은 예쁜 그림체만큼이나 예쁜 이야기를 그려내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수줍은 마음, 망설임, 좋아하는 감정,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감정을 확인하면서 상대에 대한 감성들이 알콩달콩하게 그려진다. 싱그러운 햇살과도 같은 상큼함이 실려있다. 순간순간의 감정이 교차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감성의 조각들이 풋풋하면서도 정감 있게 다가온다.

웬지 미숙해 보이는 부분마저도 정이 간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도 보이지만 그 때문에 더욱 풋사과 같은 느낌이다. 마치 작은 실수를 했을 때 나무라기 보다는 감싸주고 더욱 더 칭찬해 주고 싶을 때처럼 이 작품에는 그런 매력이 있다.

뭉크와 고흐, 피카소 등 미술사의 굵직한 작가의 작품들을 특유의 센스로 표현해 내는 묘미도 눈에 띄고 있다. 다른 작품에서도 종종 거장의 작품들을 패러디하며 독자들에게 웃음을 주곤하지만 여기서 연출되고 있는 거장의 작품들의 패러디는 알록달록한 작가 특유의 컬러링과 작품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통해서 웬지 더욱 더 참신하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야기가 큰 흡입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작품이 가지는 매력은 보는 이들을 끌어당긴다. 캐릭터들의 표정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하게 되고 그들이 그려나가는 이야기의 힘보다는 화면 가득 채워져 있는 생기발랄함이나 티격태격 밀고 당기는 즐거움, 은근슬쩍 센스 넘치고 재치 있는 연출과 소품, 그리고 감성의 단면들이 예쁜 그림과 함께 어우러지며 연출되는 반짝거림이 있다.

작품을 보다 보면 훌륭하지만 비판 쪽에 무게를 두고 싶을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아직은 정상에 오르지 않았지만 장점을 찾아내고 더욱 힘을 실어주고 싶을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핑크레이디는 후자에 속하는 작품이다. 아쉬운 마음도 들고 더욱 더 바라는 모습이 많지만 현재 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과 신인다운 참신함과 신선함, 열정에 더욱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다.

[링크]핑크레이디 감상하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