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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가 연주하는 음악

sungjin 2007. 9. 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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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URUYA USAMARU/GENTOSFA/애니북스

후루야 우사마루의 작품의 스펙트럼은 가시광선 영역을 벗어난 곳에까지 지배하고 있지 않을까? 초월적인 상상력과 극과 극의 화풍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을 충격을 몰아넣었던 파레포리나 짧은 지면 위에서 다양하고 기발한 상상력의 집합체를 선보이며 탄성을 지르게 만들었던 최강여고생 마이, 기상천외한 발상을 통해 다시 한번 후루야 우사마루의 스펙트럼을 넓혀 준 파이 등 그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천차만별의 모습은 물론이고 같은 작품 내에서도 각각의 가장 극단적인 위치에 있는 작풍과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활동 기간에 비해 발표된 작품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도 일정한 스타일을 확립하기보다는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스타일과 작가 특유의 초월적 상상력이 마음껏 펼쳐지는 방향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마리가  연주하는 음악은  이런 후루야 우사마루의 작품세계의 스펙트럼을 보다 넓혀주고 있는 작품이다. 초월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막힌 패러디와 엽기적이고 실험적인 연출을 통해 웃음을 줄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하고 있는 이 작품은 후루야 우사마루의 또 다른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가상의 세상 속에서 큰 줄기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며 만화적 상상력의 리얼리즘을 극대화시켜 마지막까지 이야기의 재미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평화로운 세상, 톱니바퀴의 세계 속에서 완벽하게 구축 된 세계관은 풍부하고 방대한 상상력의 결정판이라고 생각 될 정도다. 사람들의 주된 삶의 동력과 생활 습관, 그리고 문화와 풍속에 이르기까지 디테일하게 설정 된 작품 세계는 단숨에 작품 속 세상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와 순간적으로 펼쳐지는 반전은 보다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인간들의 본능적인 감정과 신에 의해 통제되는 세상 속에서 앞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이제까지 인류가 저질렀던 반성해야 할 일 등 후반으로 갈수록 거대해지는 스케일, 깊이와 테마는 밋밋하고 일상적으로 전개되던 초반부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독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정교하고 디테일하게 구축된 세계관과 스토리 전개, 플롯 구성 못지않게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작화력은 다시 한번 탄성을 지르게 만들고 있다. 이미 후루야 우사마루의 데생력은 더 이상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상상력으로 구축되어 있는 세계를 구현화시켜 지면 위에 펼쳐내었을 때의 환상적인 모습은 단숨에 보는 이들을 압도할 정도다.

후루야 우사마루는 매번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을 통해 충격을 주었고 이러한 그만의 작품 세계는 천재작가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특히 초월적 상상력을 통해 좌우의 스펙트럼뿐만 아니라 좌우의 영역은 물론 상하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 될 정도로 극과 극으로 다양성을 추구해왔다. 마리가 연주하는 음악은 우루야 우사마루가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영역에서 초월적 상상력은 물론이고 세계관과 이야기 구성력의 재능,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것들을 구현화시킬 수 있는 환상적인 작화력이 더해진 작가의 또 다른 재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