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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sungjin 2007. 9. 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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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uske Masuda/SHUEISHA

개그 만화의 미덕은 웃음이다. 작품들 감상하는 독자들에게 얼마나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개그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이다. 특정의 주인공이나 공통의 세계관이 아니라 웃음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아무런 제한 없이 무자비하게 펼친다. 일상의 황당함에서부터 상상도 하지 못할 기발함과 초월적인 이야기들을 펼치며 독자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막힌 패러디 감각과 재치 만점의 센스는 웃음을 선사하는데 강력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그 만화가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모두 동원된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터져나오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은 물론이고 사고의 범위가 미치지 않는 곳에까지 뻗어 있는 작가의 상상력은 폭소를 터뜨리면서도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일본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정서와 문화적 배경을 깔고 있는 에피소드가 나올 때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함께 공유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작가가 보여주는 탁월한 웃음의 코드들은 가장 보편적인 감정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허무하게만 느껴지는 개그도 웃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자칫 썰렁해 질지 모르는 허무개그 더욱 더 허무함의 극치를 내달리면서 일반적인 생각의 범위를 벗어나며 새로운 웃음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웃음에 집중한 나머지 짧은 지면 위에 너무나 많은 내용이 담기면서 빽빽한 느낌마저 든다. 거기다 작가 못지 않게 독자들 역시 순간적인 재치를 이해하고 다음 컷으로 넘어갈 수 있는 순발력을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독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뒤 떨어지지 않고 싶어한다. 배경 지식이 필요하면 그것을 알아보려 하고, 순간 놓치게 되는 부분은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된다. 정신 없이 펼쳐지는 개그의 향연 속에서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웃음을 즐기고 싶어 한다. 다소의 불친절함도 감수하고 작품을 즐기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