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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미소녀전사 세일러문

sungjin 2007. 9. 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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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aoko Takeuchi/KODANSHA/TOEI ANIMATION

타케우치 나오코 원작을 바탕으로 토에이 애니메이션에서 제작한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은 원작이 가진 기본 컨셉과 전체적인 줄거리를 따라가면서도 세부적인 설정을 바꾸고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하여 코믹성을 대폭 증가시켰다. 긴장의 상황에서도 끊이지 않은 폭소탄은 보다 유쾌하고 즐겁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원작과 차이를 보여주는 설정들은 오히려 애니이션만의 차별적인 재미를 가지게 되었다.

한달에 한편씩 연재해야 했던 원작과는 달리 일주일에 한편씩 방영하는 TV애니메이션은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채우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었고 보다 풍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다노 카즈코에 의해 깔끔하게 클린업 된 캐릭터 디자인, 화려한 변신 연출 등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더해준다. 재능 넘치는 스탭들과 캐릭터들의 매력을 100% 끌어내고 있는 성우들의 열연은 작품의 재미와 감동을 훌륭하게 전달해 주었다.

시리즈의 전체적인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그들이 가진 꿈에 대해, 그리고 삶의 단면을 통해 잔잔한 메시지를 남긴다. 적은 1명씩 등장한다는 고전적인 악당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며 클라이막스에 이르러서는 전면적으로 확대시킨다. 전사의 강함이 아닌 소녀의 마음으로 세상을 구하는 테마는 언제나 감동이라는 형태로 완성시켜낸다. 세일러 전사들의 화려한 변신과 필살기를 확립시켰으며 다양한 퍼포먼스 역시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정착시켰다. 턱시도 가면의 장미꽃과 유치한 듯 멋들어지는 대사 등 은근슬쩍 다양한 잔재미를 주는 요소들도 이번 시리즈를 통해 구축되게 된다.

설정이나 작품의 구성을 공식화시켰지만 무엇보다 재미와 감동에 충실하였다. 웃음과 감동이라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강력한 이 두가지 공통 분모는 시리즈가 길어질 수 있도록 많은 사랑을 얻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였다. 세일러 전사들의 희생 속에서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우사기의 모습에 감동받았고 우사기의 엉뚱함과 다른 캐릭터들의 의외성에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다. 부담없이 일상의 에피소드 속에서 웃으면서 즐기던 작품이 어느 틈엔가 눈물의 홍수를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분명 이 작품은 철저하게 상업적인 기획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템의 등장과 당시의 여학생들의 관심사를 파악한 트렌드를 곳곳에 배치시켰다. 기본적인 뼈대를 제외한다면 원작의 작품 스타일과 성격마저도 바꾸어 버릴 정도로 원작을 최대한 활용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의 상업적 성과는 팬들에게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작품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었고, 잊지 못할 깊은 감동을 선사해 주었기 때문에 단순히 일회성으로 사라지는 작품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