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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OKO TAKEUCHI/KODANSHA/TOEI ANIMATION

클램프 원작의 마법기사 레이어스 1부에서 히카루, 우미, 후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에메랄드 공주의 희생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눈앞의 소중한 이를 희생시킬 수 있는 그녀들의 모습은 누구보다도 깊은 상처를 받았을테지만 그 이상으로 강인한 마음을 가진 소녀들의 모습이였죠.

만일 세일러문이라면 어떻게 하였을까요? 그녀라면 아마 에메랄드 공주를 죽일 수 없지 않을까요?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말입니다.

우라누스는 자신의 희생을 발판삼아 세계를 구원해 주길 세일러문에게 부탁한다며 스스로를 희생시킬려고 하였습니다. 반면 세일러문은 누구의 희생도 없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우라누스에게 이야기합니다.

세일러문의 이 같은 행동은 냉철한 판단력이 결여 된 행동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눈앞의 소중한 것을 잃고 싶지 않다는 욕심에 불과할지도 모르죠. 결과적으로 작품 속에서 이 같은 세일러문의 행동은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우라누스의 행동이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이번 시리즈에서 세일러문이 보여준 소녀의 모습은 더욱 가슴에 와닿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우라누스 뿐만이 아니라 파멸의 창을 그어버린 세일러 새턴에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시리즈인 SuperS와 Sailor Stars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만 언제나 각자가 추구하는 신념은 변함없었으며 같은 대답을 하게 됩니다.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의 세번째 시리즈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Super(슈퍼)’에서는 세일러문과 함께 세일러문의 반대에 위치하고 있는 우라누스(그리고 넵튠)라는 캐릭터를 배치시켜 목적은 같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는 두 사람의 대비 속에서 세일러 전사 세일러문이 아닌 울보 츠키노 우사기라는 소녀의 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다 큰 목적을 위해서는 작은 희생은 딛고 나아갈 수 있는 전사로서의 강인함을 가진 세일러 우라누스와의 대비되어 보다 강조되는 이번 시리즈의 테마는 다시 한번 팬들의 마음 속 깊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딛고 희망의 빛을 밝혀준 세일러문이지만 매번 눈앞의 소중한 것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연약한 소녀로 변해버립니다. 전시리즈였던 세일러문과 세일러문R은 물론이고 후속 시리즈인 SuperS와 Sailor Stars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누구보다 강한 마음의 소유자지만 정작 소중한 사람들의 희생이 눈앞에 다가온다면 연약한 소녀로 변해 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보는 이들은 언제나 그러한 세일러문, 아니 우사기의 마음과 함께 하게 됩니다. 세상이 멸망하게 되더라도 결국 눈앞의 소중한 것들을 희생시키지 못하는 소녀의 눈물은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보는 이들의 마음에 스며들게 됩니다. 슬픔, 절망, 그리고 희망으로… 울고 싶은 마음, 행복으로 가득한 눈물이 흐를 때 보는 이들 역시 함께 마음을 나누고 싶어 합니다.

우라누스 역시 세일러문의 마음을 이해하고 프린세스로 받들게 됩니다. 하지만 목적을 위해서라면 희생을 딛고 나아가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은 더욱 확고해 집니다. 누구보다 지켜주고 싶은 울보 우사기를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