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용자 삽입 이미지

©Hideaki Sorachi/SHEISHA/SUNRISE

에도의 여명을 이 눈으로 보기 전까지 죽을 수는 없지. 네녀석들 같은 놈들이 깨웠다간 에도도 불쾌하지 않겠냐

난 단지 부술 뿐이야... 썩어빠진 세상을 말이야...


시작은 같았으나 처음부터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던 긴토키, 카츠라, 타카스기… 천인들에 의해 세상이 바뀐 이후에 각자의 길을 걸아가던 세사람은 결국 교차점을 지나게 됩니다. 세사람 모두 저마다의 신념을 가지고 나라를 위해 영혼을 바쳤던 영웅들이였지만 이제는 새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 가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별볼일 없는 해결사 사무소에서 빈둥거리는 듯 하지만 눈앞의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기 위해 영혼만은 곧게 세우고 다니는 긴토키와 에도의 여명을 자신들의 힘으로 열기 위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저항하고 있는 카츠라, 그리고 타인에 의해 이룩 된 세상을 무너뜨리고 싶어가는 타카스기… 이제는 닿을 수 없을 정도로 다른 길을 걸어가던 세사람은 다시 한번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부딪히게 됩니다.

그리고 검의 본질을 추구하다 어느 샌가 왜곡되어 버린 도공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순수한게 강함만을 추구하며 어긋나기 시작한 오빠와 여동생의 이야기는 새 시대의 흐름 속에서 충돌하는 세명의 영웅들의 이야기 속에 스며들어 갑니다.

4화에 걸쳐 펼쳐지는 홍앵편은 이제까지 은혼이라는 작품에서 보기 힘들었던 스케일과 주제, 깊이와 무게를 가지고 팬들을 감동시킵니다.

신념을 걸고 싸우는 사람들, 새로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역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공통 분모를 가진 듯 하지만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어긋나 있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상을 위해 싸우는 모습은 분명 이제까지 은혼이 보여주었던 웃음 위주의 이야기와는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엽기적인 폭소를, 때로는 웃음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던 은혼이였지만 홍앵편에서는 세사람의 이야기 속에 시대의 수레바퀴를 돌리면서 가슴 벅찬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러면서도 은혼 특유의 맛을 잃지 않았습니다. 엽기적인 웃음 속에 센스 넘치는 재치와 패러디 감각, 예상 밖의 돌출적인 행동들과 황당함은 은혼이라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제껏 보기 힘들었던 스케일, 무게, 깊이 속에서도 자칫 은혼이라는 작품의 기본을 잃어 버리고 않고 멋지게 연출해 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소라치 히데아키의 원작 만화 은혼에서 이미 완성되었습니다만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면서 한층 더 멋지게 다가옵니다.

‘백야차’라고 불리면서 적들에게 공포감을 주었다던 긴토키의 모습은 애니메이션 특유의 역동적인 액션연출을 통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웬지 나사 하나 빠진 듯 하지만 결정 적인 때에는 더할나위 없이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던 긴토키는 이번 이야기에서는 양이전쟁 시절의 영웅이자 적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던 전설의 사무라이 백야차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직 홍앵편을 위해서 준비되었다고 생각 될 정도로 멋진 사운드와 엔딩 테마, 오프닝 시작전에 등장하는 나레이션에 이르기까지… 작품을 구성하는 하나하나가 모두 홍앵편을 위해서 연출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홍앵편에서 보여주었던 분위기 연출과 액션 연출, 스토리 전개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듭니다.

은빛으로 빛나는 긴토키의 검, 세상을 부서버리고 말겠다는 타카스기의 수라 같은 모습과 다섯번째 엔딩곡으로 사용되고 있는 ‘수라’, 양이전쟁 시절의 긴토키와 타카스기 그리고 현재의 긴토키와 타카스기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연출 된 대립 구도는 홍앵편 클라이막스에 접어들면서 최고의 하일라이트를 만들어내며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최고다!라는 말밖에는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네요. 그만큼 이번 홍앵편의 이야기는 은혼이라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분만이 아니라 평소에 느낄 수 없었던 은혼의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으며, 스케일에 걸맞게 주제의 무게감과 깊이를 가지고 멋지게 연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