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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로맨스 킬러

sungjin 2007. 9. 2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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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하/애니북스

자극적인 소재, 충격적인 결말, 그리고 스타일리쉬한 화면…

강도하의 로맨스 킬러는 비쥬얼적인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다.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연출, 색채, 배경과 소품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직설적으로, 때로는 은유적으로 표현해내는 상징성들은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쉬한 느낌으로 가득 채워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페이지 한장 한장, 컷 한컷 한컷마다 시각적인 매력을 가득 담아내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동시에 대사 하나하나, 흐르는 독백 한줄 한줄에도 스타일이 살아 넘치고 있다. 가슴 한 구석을 깊숙히 파고드는 작가 특유의 나레이션은 로맨스 킬러에서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화면과 함께 스타일리쉬함을 연출해 내고 있다.

청부살인, 킬러, 근친, 원조 교제…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자극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소재의 자극성보다는 이야기의 전개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꽉 짜여진 스토리,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 긴장감과 호흡의 조절, 예상치 못한 반전과 충격의 결말을 보여주며 독자들을 단숨에 매료시킨다.

바닥으로 치닫는다. 틈새 사이의 희망을 보여주었던 전작 ‘위대한 캣츠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처절할 정도로 어둡고 우울하게 진행된다. 감정의 고조 역시 극으로 달려가고 있으며 보다 강렬하게 연출되는 상징적인 연출들을 통해 독자들을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는다.

절정에 달한 필력과 펜선, 채색 등 화면 퀄리티도 놀랍지만 그 이상으로 읽어가는 재미가 가득하다. 우울하게, 그리고 처절하게 파멸해가는 과정 안에서 살짝 살짝 엿보이는 위트와 유머러스함은 작품을 감상하는데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자칫 자극적인 소재와 내용으로 인해 한쪽으로 편중되기 쉬운 작품의 밸런스를 유지시켜 준다.

위대한 캣츠비를 통해 20대 후반의 청춘의 단면을 이야기하며 깊은 공감을 일으킨 작가는 이번에는 40대의 킬러를 통해 로맨스를 죽이지 못해 결국 추락해가는 모습 속에서 또 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나레이션과 대사는 한층 더 깊이를 가지고 흐르고 있으며 화면은 더욱 스타일리쉬해졌다. 이야기의 흡입력도 증가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강렬해졌다. 다시 한번 독자들을 열광시키며 작가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