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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로맨스

sungjin 2007. 9. 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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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바나 유타카는 지나칠 정도로 감정이 넘치는 연출을 통해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다. ‘인형사의 밤’에서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함께 할 수 없던 이들의 소망을 인형을 통해 실현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었으며 ‘허니’에서는 선생과 학생의 사랑이라는 사회적으로 다소 문제시 될 수 있는 소재를 통해서도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전개를 더욱 더 극단적으로 몰고가면서 독자들을 감동시켰다.

‘뒤죽박죽 로맨스’ 역시 마찬가지다. 쉽게 비유하자면 그야말로 ‘콩가루식 애정관계’를 보이면서도 타치바나 유타카 특유의 서정성 넘치는 풍부한 감성들이 하나하나 독자들의 가슴에 스며들도록 연출해 내면서 작품 속 주인공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기를 만들어 내었다.

현실적으로 거리가 있는 캐릭터 설정, 이야기 전개 속에서 작가는 순간순간 표정의 변화 속에서 감정의 흐름을 탁월하게 연출해내고 있다. 아쉬움, 안타까움, 슬픔, 우울함 등 개개인의 감정은 물론, 다양한 감정들이 인물들간의 감정의 교차점에서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여성 특유의 풍부한 감수성이 넘쳐 흐른다. 분명히 현실적이라고 할 수 없는 만화적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임에도 독자들의 가슴을 흔들고 있다. 울고 있는 주인공을 보면 위로해 주고 싶고, 지쳐 있는 캐릭터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 극단적으로 몰고가는 이야기 전개는 분명 진부함에 외면 받을지도 모르지만 작가는 적당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균형있게 연출하기 보다는 더욱 더 극단적으로 몰고가며 밸런스를 한쪽으로 기울여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을 작품 속으로 위치시켰다.

작가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는 한층 더 애정을 보내게 만들고 있다.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린 개그 컷과 표정 묘사를 통해 감정 표현을 한 것 살려내며 보다 깊고 강하게 느끼도록 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좋은 표현을 하자면 지나치게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다. 당연히 이 같은 캐릭터를 통해 전해주는 캐릭터적인 재미가 작품을 읽는데 하나의 즐거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잔잔하게 흐르는 감정의 곡선 이상으로 이 같은 캐릭터들이 펼치는 만화적인 웃음은 굉장한 재미를 주고 있다. 폭주에 가까울 정도로 캐릭터적인 매력이 작품을 휘젖고 다니지만 그 이상으로 감정의 홍수 속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을 몰아넣고 있다. 학원물이라는 현실감 있는 배경과 무대 위에서 현실과 거리가 있는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 작품 설정을 보이는 작품이지만 작품 속에서 그들의 무대와 같은 눈높이를 가질 수 있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