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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진베(Jinbee) by 아다치 미츠루

sungjin 2007. 9. 2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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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늘 한결같이…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바로 언제나 같은 이미지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말없이 전해오는 표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스며드는 감정의 곡선들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독자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며 마음을 적셔주고 있다. 질리는 법 없이 말이다.

동시에 아다치 미츠루는 만화적 특성을 살린 까메오, 그리고 복선과 암시를 통해서 웃음을 주고 있다. 특히 스토리 전개상의 예측을 가능하게 만드는 복선은 작가 특유의 잔잔하고 위트 가득한 웃음의 연출로 재미를 던져주고 있다.

이 같은 아다치의 미덕은 어떤 소재를 하더라도 변함없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소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고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진베”에서도 말이다.

‘피가 섞이지 않은 아버지와 딸의 관계’라는 설정은 다른 작품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같이 사회적으로 문제시 될 수 있는 소재들은 자칫 조금만 흐트려져도 진부해 지기 쉽고, 극단적인 전개로 나가기 쉽기 때문에 전체적인 조율 능력이 중시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아다치 미츠루는 그만의 만화적 미덕을 살려내면서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몰고가지 않으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내며 깔끔하게 마무리 하였다. 전매특허인 이심전심의 연출을 통해 말없이 독자들까지 잔잔한 여운을 전해주고 있다. 굳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마음을 알 수가 있다. 감정의 변화를 읽을 수가 있다. 은연 중에 드러나는 서로에 대한 감정을 아다치 미츠루 특유의 절제된 연출을 통해 언제나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어느 새 아다치의 마법에 멋지게 걸려버리고 만다. 밀고 당기는 감정의 줄다리기를 통해, 은근 슬쩍 센스를 발휘하는 위트와 유머 속에서, 그리고 언제나 잔잔하게 흐르는 듯한 절제 된 연출을 통해 어김없이 아다치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에 빠져버리게 된다.

아다치에게 있어서 작품의 길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단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재를 통해서도 여전히 아다치의 마법이 유효하다는 사실은 진베를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