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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오 이신은 몇가지 키워드가 구상되고 캐릭터가 확립되면 막힘없이 작품을 써 나간다고 한다. 철저한 기획과 풍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을 들여 작품을 완성시키기보다는 순식간에 자신의 아이디어와 상상력 그리고 주어진 모든 축적된 지식이 폭발적으로 동원되어 짧은 시간에 완성시킨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니시오 이신의 작품을 읽는 독자들 역시 막힘없이 순식간에 읽어나가게 된다. 작가가 막힘 없이 써내려 가는 것 이상으로 독자들 역시 한번 페이지를 펼치기 시작하면 좀처럼 손에서 놓기 힘들 정도로 굉장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니시오 이신의 대표작 헛소리 시리즈는 니시오 이신의 작품의 매력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작품이다.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아니 존재하지도 않을 것만 같은 캐릭터, 만화 같은 사건들은 소설보다는 만화라는 매체에 어울릴 것 같다. 하지만 텍스트만으로 작가는 굉장한 몰입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켜 캐릭터만으로도 독특한 재미를 주고 있다. 헛소리 시리즈라는 제목 그대로 쓸데없는 자질구레한 이야기가 많고 때로는 난잡하게 느껴질 정도로 불필요한 서술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거나 읽기 불편함 없이 순식간에 작품 속으로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어떤 일이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만들어 가며 순식간에 쏟아지기 시작하는 클라이막스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나오는 반전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탄성을 지르게 만들고 있다. 정말 천재는(아니 독자들을 가지고 놀고 있는 듯한 느낌의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작가가 아닐까?라고 생각 될 정도다.

속도감 넘치는 문장은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매체가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확인시켜 주는 듯 하다. 작품의 설정에서부터 등장하는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만화적인 작품이지만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서는 절대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스타일을 통해, 그리고 만화를 통해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은근슬쩍 만화나 기타 관련 매체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매니악한 재미를 곳곳에 숨겨 놓고 있다.

니시오 이신은 캐릭터의 매력을 만들어 내는 데에도 재능을 가진 작가지만 그 이상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작가다. 동시에 텍스트가 가진 표현의 장점을 끌어낼 수 있는 재능, 그리고 강력한 재미의 힘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읽어나가도록 만드는 재능이 있다. 헛소리 시리즈는 니시오 이신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작가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