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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미스터 손/날아라 슈퍼보드

sungjin 2007. 9. 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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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작품 중에서 가장 센스가 넘치는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미스터 손(처음 연재 당시 타이틀은 “미스터 손”이였으나 이후 ‘날아라 슈퍼보드’로 연재)”가 아닐까?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모티브로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가득 담은 날아라 슈퍼보드는 소년지가 가질 수 있는 스토리적인 재미와 캐릭터적인 매력이 작가의 의해 더 할 나위 없이 펼쳐지며 연재 당시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작품이다.

작품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소품들과 설정은 서유기에서 연상되어 있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작가는 전체적으로 서유기에서 나온 모티브에 현재적인 감각을 부여해 색다른 맛을 주고 있다. 근두운 대신 등장하는 슈퍼보드를 비롯하여 자동차와 TV등 각종 현대적 상징물들로 세계를 구성하였다. 손오공의 과거는 분명 서유기를 읽고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새로운 재미를 담아 위트와 유머를 담아 보다 재미있게 연출해 내고 있다.

저팔계와 사오정 등 모티브만 따온 캐릭터들의 경우 센스와 아이디어에 탄복을 금치 못할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사오정 시리즈라는 전국민적인 사회적 유행을 일으켰던 사실에서도 확인 할 수 있듯 넘쳐나는 개그와 재치는 지금 와서 다시 읽어도 여전히 유쾌함을 선사할 정도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이 계속된다. 기막힌 반전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재미가 죽지 않는다. 서유기를 모티브로 각색된 작품은 수없이 많이 있지만 이렇게 오승은의 서유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코믹하게 연출해 낸 작품은 찾기 힘들다. 그만큼 작가의 센스와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분명 이 작품은 처음 연재 되었을 때 현재의 우리들이 알고 있는 날아라 슈퍼보드가 아니라 일본의 유명 인기작과 유사성이 짙은 설정을 가지고 연재하였던 작품이다. 미스터 손이 연재 되기 전의 흑역사(?)정도로 생각해도 될 정도로 오점이 될 수 도 있지만 작가는 다시 한번 설정을 고쳐 중년의 남자 스님이 등장하는 삼장 법사를 등장시켜 보다 ‘서유기’에 가깝게 접근하면서도 오리지널리티를 살려 연재하였다.  그 결과 허영만의 멋진 센스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미스터 손'과 '날아라 슈퍼보드'라는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작가 역시 이 작품 속에 등장하였던 캐릭터들의 매력이 너무나 아쉬웠던 것이다. 무엇보다 작가 자신의 센스와 재능을 마음 껏 펼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쉬웠던 것은 아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