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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에어기어(AIR GEAR) by OH! GREAT

sungjin 2007. 9. 2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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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레이트는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작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에어기어’라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무한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질주감, 정신 없이 연출 되는 역동적인 액션과 화면 구성, 이미 절정에 달한 작가의 펜선에서 탄생 된 캐릭터는 작품을 감상하는 내내 최고의 비쥬얼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매거진 특유의 서비스 정신(?)을 가득 담은 독자 서비스는 시각적으로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주고 있다.

즐겁다. 작품을 그리고 있는 작가의 즐거운 마음이 작품 속에 넘쳐난다. 작가가 좋아하는 화면, 캐릭터, 장면들로만 작품이 구성 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시원시원하게 펼쳐지는 화려함, 자유롭게 펼쳐지는 무한한 세계가 화면을 메우면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감각이 살아있다. 단순히 그림빨로 독자서비스를 통해 주는 눈요기성 즐거움이 아니라 작가가 그림에 실은 즐거움이 작품 속에서 연출되는 속도감, 질주감과 함께 하며 흑백의 지면 위에서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비쥬얼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소품이나 아이템, 배경 및 전체적인 디자인 등 디테일한 부분에까지 감각적인 센스를 보이면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작가의 센스는 다시 한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특유의 개그 컷을 통해 연출되는 코믹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림만으로 감상한다면 지극히 진지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장면임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웃음을 주고 있다. 이토록 진지하게 웃길 수 있는 작가가 과연 얼마나 될까?

분명 오 그레이트는 시각적으로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 줄 수 있는 작가다. 하지만 언제나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빈약한 구성과 내러티브로 인해 반쪽으로만 평가 받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그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더욱 강화시키면서 어떤 작품에서도 보기 힘든 작가의 필명 그대로 GREAT!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작가가 가진 강점만으로도 작가의 작품이 가진 약점들을 단숨에 날려 버릴 정도로 시각적인 완성도를 극대화 시켰다. 그러면서도 서비스와 코믹 연출의 밸런스를 비중을 탁월하게 배분하였다. 읽어나가면서 보는 맛이 가득하지만 그 이상으로 기막힌 센스와 멋진 감각이 살아 있다. 유쾌한 웃음이 있다.

만화가 무조건 스토리의 구성만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화는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까? 그렇다면 “보는” 매체인 만화에서 시각적인 장점을 극대화 시킨다면 만화에 대한 평가를 또 다른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에어기어’는 이런 의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