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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방법에 있어서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이자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지만 연출적인면에서는 기존의 만화틀에 박혀 오히려 부족한 점을 드러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재미없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독자들의 반응을 봐도 연출적인 면이나 재미면에서는 그림이나 시각적 테크닉에 비해 다소 처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였습니다. 단순히 이 정도로 엄청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을 오랜 시간을 들여서 제작했다는 사실은 높이 평가 받을 만 하지만 만화라는 매체에 있어서 중요한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작품에 대해 굉장한 점수를 주고 싶은 것도 사실입니다. 상당히 고가의 단행본임에도 불구하고 구매할 때 전혀 망설임이 없었고 구입 후에도 전혀 후회가 들지 않았던, 아니 오히려 이런 작품을 구입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모습들이 작품에 넘쳐 났기 때문입니다.
일러스트에 역량을 집중시켜 비쥬얼적인 극상의 퀄리티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이 신인다운 열정과 함께 작품에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인식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석정현의 모습에 비한다면 만화가로서 그의 모습은 다소 낮은 평가를 받게 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제게 있어서 이 작품은 그림빨만 세우는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의 작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재능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많은 분들이 언급하고 있는 단점들이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이런 작품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컷 한컷 사실감을 부여해 극한의 퀄리티로 그려진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그가 작품에서 보여준 표현기법이나 방법 역시 만화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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