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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동인지]드래곤볼 환상곡

sungjin 2007. 9. 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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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해적판으로 출간되어 팬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드래곤볼의 동인지 드래곤볼 환상곡은 원작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그려내면서 캐릭터간의 감성묘사와 원작의 에피소드 틈새를 파고 들어 팬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커플화가 돋보인다거나 단순 코믹 패러디 형식의 내용이 아니라 원작의 이야기를 베이스로 하면서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에서는 표현하지 못한(아니 토리야마의 드래곤볼에서는 그려서는 안되는) 캐릭터간의 갈등이나 내면 묘사, 감성을 깊이 있게 묘사해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대 위에서는 보여지지 않았던 감추어진 또 다른 일면들을 탁월하게 잡아내면서 원작의 팬들에게 또 다른 드래곤볼의 감동을 선사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 동인지는 드래곤볼이라는 작품의 설정을 유지시켜 주고 있다는 점이다. 동성애적인 코드를 통해 원작의 캐릭터들을 망가뜨린다거나 패러디를 통해 원작의 세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위주로 흘러가는 원작에서 가볍게 지나치고 있는 내용들을 감성적으로 연출해 내면서 기술적으로는 물론이고 내용적으로고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순간의 자만심에 빠져 아버지를 죽게 만든 오반이 죄책감에 시달리는 모습. 아버지의 애정을 모른 채 자란 오천의 마음, 치치가 오공에 대해 품고 있는 마음 등 오공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내적 감정을 통해 원작과는 또 다른 잔잔한 감동을 던져고 있는 것이다.

분명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을 생각한다면 너무나 이질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호쾌한 액션이나 유년 시절 오공의 이야기에서 보여주었던 환타스틱한 토리야마 월드, 그리고 순간순간의 기지와 재치가 돋보이면서 부담없이 흘러가는 대로 즐길 수 있는 드래곤볼이 아니다. 어디에서도 우리가 그토록 열광하던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은 찾아 볼 수 없다.

하지만 추천하고 싶다. 원작의 세계를 부정시키지 않고 오히려 보다 즐길 수 있는 에피소드가 또 다른 스타일로 펼쳐지고 있다. 드래곤볼 동인지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한 분량과 완성도를 보여주며 팬들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