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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먹통-X

sungjin 2007. 9. 2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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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정의의 로봇이 등장할 때에는 왜? 이런 식으로 언제나 이렇게 진행되어야 할까?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공식들을 통쾌하게 박살내어 버린 고병규님의 먹통X는 단순히 웃고 즐기는 개그물로 평가하기에는 너무나 탁월한 센스와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고정 관념을 과감하게 탈피해 버린 예측불허의 전개는 물론이고 각종 패러디와 언어유희는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 다시 감상해도 여전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기막힌 반전과 생각지도 못한 코믹연출은 단연코 최고라고 주저없이 평가할 정도로 극강의 센스를 보여주고 있다.

당시 신인에 불과했던 고병규님의 이 작품은 신인다운 패기와 열정에 신인답지 않은 대범함과 뛰어난 완성도를 선보이며 수많은 골수팬들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달랑 두권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두권안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어지간한 개그만화 10권 이상의 재미가 담겨 있다. 절판 된 후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팬들에 의한 자발적 복간 운동에 의해 다시 발행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히 이 작품이 남긴 강렬한 인상은 그만큼 대단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화자되며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제까지 먹통X를 제외한다면 패러디 단편 모음집인 파이팅 브라더와 불운한 운명을 맞이해야 했던 건비트, 가더 정도가 전부일 정도로 작가로서의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현재도 상업 출판만화에서는 거리감을 두며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서 취미에 가까운 웹툰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과거 그가 발표했던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놀라운 재능은 분명 많은 팬들에게 동급 최고의 작가로 대성할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펜을 꺽고 사는 지금도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선보이는 만화를 통해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치는 여전히 죽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조삼모사 패러디에서도 알 수 있듯 여건만 갖추어진다면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낼 정도의 개그를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몇 안되는 작가 중 한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작가의 뿌리를 찾아볼 수 있으며 작가의 작품 세계를 단번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먹통X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