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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sungjin 2007. 9. 2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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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간에겐 관심 없습니다. 이중에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초능력자가 있으면 제게 오십시오. 이상

가끔씩 일상에 지루함에 시달리면서 무언가 특별한 사건을 기대하는 상상력을 발휘해 본적이 있습니까?

어느 날 갑자기 핵폭탄이 터진다던가 돈벼락을 맞는 것도 좋지만 UFO라든가, 초능력자 라든가 하여튼 어린 시절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했던 다소 황당한 일들을 꿈꾸어 본적은 없습니까?

지극히 일상적인 학원 러브 코메디 같은 유쾌함을 담고 초현실적인 에피소드가 펼쳐지고 있는 타니가와 나가루 원작의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어찌보면 '황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내용인 듯 하지만 자연스럽게 작품의 세계관에 녹아들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이 같은 원작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영상화시켰다. 마구잡이식 하루히를 비롯해서 다양한 트렌드를 타고 있는 캐릭터들의 유쾌한 초일상적 학원 에피소드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참신함과 애니메이션만의 톡톡 튀는 스타일로 연출해 내며 원작의 팬들은 물론이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까지 사로잡고 있다.

작품의 시각적인 퀄리티나 전체적인 완성도는 물론이고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내내 지루함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스즈이먀 하루히의 우울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우울함과는 정반대에 있는 유쾌함이 작품을 지배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에서는 작품의 곳곳에 다양한 재미를 숨겨 놓았다. '아사히나 미쿠루의 모험'을 1화로 방영하는 모험(?)을 택했으며 크레딧 화면의 스탭리스트에도 무시할 수 없는 재미를 준비하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따라하게 되는 즐거운 엔딩 화면의 흥겨운 댄스 퍼레이드는 물론이고 약간의 서비스까지 준비하는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하루히도 톡톡 튀는 개성이 넘쳐흐르지만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라는 작품 역시 그에 못지 않은 독특함이 넘쳐흐르고 있는 것이다.

웬지 따분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매일매일의 생활 속에서도 그렇지만 일방적인 트렌드에 따라 수동적으로 제작되고 연출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무언가 자극은 필요한데 좀처럼 해답을 찾지 못하곤 한다. 이럴 때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