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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절의 꿈을 그대로 간직 한 채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고 있는 30대의 아버지.
현실과 타협하면서 보다 나은 미래의 생활을 위해 학업에 몰두하고 있는(공부를 좋아하는 것은 전혀 아닌) 아들.
'핑퐁'을 통해 일본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마츠모토 타이요는 여타의 작품에서 보기 힘든 독특하고 세련된 필체로 무장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마약과도 같은 중독성을 주고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반듯하게 그어져 있는 프레임을 통해 펼쳐지는 묘하게 일그러져 있는 배경, 힘이 넘치는 굵직굵직한 선들로 이루어져 있는 회화적 그림체와 대충대충 가는 대로 그려진 것처럼 보이지만 놀라울 정도의 조형미를 이루고 있는 묘사, 렌즈 너머를 통해 투영 된 듯한, 마치 몰래 훔쳐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 판화와도 같은 인상을 주고 있는 그의 작품은 실험적인 그림체로 그려진 일러스트 전시회와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만들 정도다.
어른이 되어서도 꿈을 간직하고 있는 아버지와 이미 현실에 타협한 영악한 아들, 두 상반 된 길을 걷고 있는 캐릭터를 통해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고 있는 '하나오'는 일탈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내용을 그리면 어울릴 것 같이 생각 될 정도로 극도로 감각적이고 실험성 넘치는 그의 화풍으로 지극히 일상적이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꿈을 잃어버린 채 공부에 열을 올리며 나이 30에 아직도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하나오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 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 시게오가 평행한 라인을 따라 달리면서 절대로 교차하는 일이 없을 것 같은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버지와의 생활 속에서 조금씩 변해가고 깨달아가는 과정은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전달되고 있다. 왜곡되다 못해 기이하다고까지 생각 될 정도로 형이상학적인 화면 위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일상의 드라마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작품임에도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일상의 삶 속에서 줄 수 있는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작가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부각시키면서 비쥬얼적인 특성만을 살리기보다는 전하고 싶고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녹여내면서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재미와 감동을 던져 줄 수 있는 것이다.
시게오의 시선을 통해 일기를 읽는 듯한 기분으로 구성 된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와도 같은 이 작품을 접하게 된 개인적인 이유는 마츠모토 타이요라는 네임밸류 때문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후 다른 사람에게 이 작품을 추천하게 되는 이유는 독특하면서도 실험적 화풍을 가진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이기 때문이 아니라 꿈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하면서 일상 속에서 다시 한번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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