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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sungjin 2007. 9. 2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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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동생을 사랑하고 있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동생 토아와 함께 살아오던 카이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새아버지를 만나러 가게 된다. 그런데 새아버지의 가족인 카이보다 한 살 어린 미유에게 카이는 그만 한눈에 반해버리고 마는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피가 섞이지 않는 오빠와 여동생의 이야기는 이른바 3류 러브 로맨스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설정입니다.    

자칫하면 한없이 무거워지거나 심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까지 생기며 소재가 소재이니 만큼 너무나 흔해빠진 전개에 독자들은 이내 흥미를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참신하다거나 꽤 괜찮네!라는 이야기가 나올법한 설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내용일수록 독자들의 시선을 잡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심한 반감까지 불러일으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상당히 깔끔하게 전개되면서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주인공 카이의 감성만을 보여주면서 남몰래 앓고 있는 짝사랑의 열병을 표현하다가 작품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드러나는 미유의 감성의 조각들이 작가에 의해 하나둘씩 맞추어지고 동생 미유 역시 카이와 같은 감정으로 생활해 오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기 까지, 그리고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이후 닥쳐오는 위기 상황과 마무리 전개가 어느 정도 굴곡을 타면서도 극단으로 치닫지 않았으며, 적절하게 유지되는 밝은 분위기와 음악이라는 소재를 통해 보여지는 카이의 감성들, 그리고 주변 요코와 사토루 등 주변 캐릭터들간의 관계 속에서 삽입되어 있는 에피소드들은 카이와 미유라는 메인 축을 따라 가지를 치면서, 하지만 축에서는 벗어나지 않게 좋은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좋은 느낌으로 감상하고 있는 이유도, 카이의 노래 안에 담겨 있는 감성의 퍼즐에 미유의 감성의 조각들이 하나씩 맞아들어가면서 완성되기 까지와 서로의 감성의 퍼즐이 완성되고 난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들과 작품의 분위기가 어느 한족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면서도 산뜻하게 전개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행본 4권으로 완결되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이 전개되는 점도 좋고 구입 비용 역시 다른 작품에 비해 그렇게 부담 스럽지도 않습니다. 또한 오카노 후미카 초기시절의 단편들까지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작가의 또 다른 신인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