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NOTE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

sungjin 2007. 9. 24. 18:02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피리에 영혼을 건 한 사나이의 열혈 뮤직 드라마!!

라고 선전해도 저자 '우스다 쿄스케'라고 되어 있다면 아마 한 사람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멋지다 마사루'를 통해서 만화 팬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우스다 쿄스케가 다시 한번 혼돈으로 몰고가기 위해서 이번에는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물론 어떻게 본다면 마사루 때 이미 쇼크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똑같은 스타일의 작품으로 다시 한번 승부를 보게 된다면 역시 처음 접했을 때 만큼의 신선함도 없고 충격도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마사루 보다 못한 마사루식 개그 따라하기에 불과한 작품이 되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였습니다. 작가 특유의 센스는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보다 업그레이드 되어 마사루 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농축되어 밀도 있게 우스다 쿄스케식 개그를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유의 썰렁한 것 같으면서도 웬지 허무한... 하지만 조금만 지나만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 강한 마사루식 개그는 이 작품에서도 여전합니다. 마사루 때보다 한층 더 업 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말입니다. 거기다 각종 패러디와 실험적이고 이색적인 연출들, 예상할 수 없는 황당함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점은 불과 4장 남짓한 지면 위에서 하나의 에피소드를 펼쳐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주간 연재분량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짧은 지면 위에서 우스다 쿄스케가 선사하는 코믹은 양은 1/2로 줄어 들었지만 재미는 2배로 늘었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철저하게 필요한 재미만을 전달해 주고 쓸데 없는 것들은 모두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같은 분량의 만화책을 읽게 되더라도 이 작품을 읽으면 다른 작품을 읽을 것 보다 훨신 많은 내용을 감상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마치 조금만 밥을 먹었을 뿐인데도 배가 부른 것처럼 말입니다.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즐기면 된다.'라는 생각입니다. 남들이 아무리 무시해도 내가 재미있어 하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