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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클로버 by 클램프

sungjin 2007. 9. 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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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기존의 연출 스타일을 거부하고 경사하나 없는 반듯한 직사각형의 크고 작은 몇 개의 프레임과 프레임이 없는 확장 컷 사이의 절묘한 배치를 통해 지극히 절제된 이미치 속에서 초월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는 클로버는 실험적이고 독특한 연출과 신비로운 이미지, 그리고 큼램프가 보여주는 절정의 감각적 스타일리쉬함이 더해지며 시선을 사로잡으며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여러 가지 배경이나 소품들은 이 같은 작품의 매력을 한 층 더 강화시켜 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시키는 기계 토끼 인형과 큐빅 모양의 전송 이동 장치, 마치 색연필 껍질을 벗기는 것 같은 공간 이동장면 연출 등은 SF적인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환타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해내며 초현실주의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그리고 클램프의 대표작인 X나 바빌론 등에서 보아오던 스크린톤 폭격은 커녕 톤 하나 전혀 쓰지 않은 여백의 미와 흑백의 이미지만으로 굉장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다.

시각적 스타일리쉬함을 이상으로 스토리의 매력을 잊지 않았다. 1,2권 3권 4권으로 완결되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현재의 이야기에서 과거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태의 시간 구성으로 처음에 가졌던 미스테리를 서서히 밝혀내며 마치 퍼즐을 조각조각 완성해 가는 듯한 구조는 자칫 파격과 실험성에 묻혀 난해함으로 독자들과의 거리를 두게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마치 마약에 중독되 듯 작품의 이야기에 중독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클로버 프로젝트’를 통해 선별 된 이들이 겪었던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사랑에 대해 절제된 연출 속에서 보여주는 감정의 변화와 심리, 그리고 이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결말... 너무나 강대한 힘을 소유한 탓에 새장 속에서 고독한 생활을 하던 네 잎 클로버가 깨닫게 되는 좋아하는 감정,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한 잎 클로버, 쌍둥이 형제와 떨어져 두 잎 클로버와 함께 살게 된 세잎 클로버,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클로버들의 이야기는 어느 틈에 가슴 깊이 파고들며 긴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환상적이라고 밖에는 할말이 없는 감각적인 커트 연출과 스타일리쉬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미지는 수우의 노래 가사와 함께 한편의 슬픈 서정시의 운율을 자아내며 독자들을 중독시킨다. 흑백으로 구분되는 여백의 미, 초월적이고 환상적인 세계관, 스토리 구성과 이색적인 연출 등 비쥬얼적으로도 찬사를 보내고 싶을 뿐 아니라 연출과 스토리 구성에서도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