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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은혼 by 소라치 히데아키

sungjin 2007. 9. 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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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TV, 자판기 등 현대 사회의 상징물 속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우주인과 우주선, 그리고 말도 안되는 테크놀러지의 결정체들, 시대는 막부 말기... 역사대로라면 메이지 유신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로 바뀌어야 정상이지만 천인이라고 불리는 우주인들에 의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세상.

시대극이 되었을 법도 한 시간적 배경 속에서 SF와 환타지 등이 섞여 있는 잡탕같은 세계관. 개성만점의 캐럭터들과 터져나오는 웃음들.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감탄사를 연발시키는 말장난과 패러디.

신인다운 패기와 신선함으로 무장하고 점프에 등장한 소라치 히데아키의 은혼은 이제껏 늘 봐오던 요소들을 작가 특유의 센스와 연출로 멋지게 버무려지면서 독특한 감각과 스타일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웬지 언밸런스한 퓨전SF환타지(?) 같은 설정 안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에게는 확실한 캐릭터성을 부여하면서 웃음을 책임지게 하고 있으며 일정한 패턴 속에서 미묘하게 어긋나는 스토리 전개는 언제나 질리지 않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작가 특유의 말장난과 패러디를 통해 보여주는 센스는 아무리 연륜이 쌓여도 가질 수 없는 타고난 재능처럼 느껴진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코믹물이지만 자신의 길을 관철시켜 나가며 때로는 멋진 대사를 읊어대는 주인공의 모습은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로 작용하고 있다. 단순히 웃고 넘어가기 바쁜 와중에 신념을 가지고 시대의 흐름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긴토키의 모습은 시대적 상황에 맞물려 돌아가면서 또 다른 감동을 전해주고 있으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웃음이 있고 유쾌함이 넘쳐나지만 잡탕 같은 난잡함 속에서도 진지함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