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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도 말을 하고 달님도 말을 한다. 아침마다 기상나팔을 불어야만 하지만 때로는 늦잠을 자면서 아들이 대신 나와 불기도 한다. 우주인도 있고 영웅도 있다. 각종 패러디의 희생양이 되어 버린 캐릭터이긴 하지만 누구나 단번에 알아챌 정도로 특징만은 정확하게 잡아내고 있다. 동식물은 물론이고 우주인과 무생물까지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고 의사소통을 한다.

지구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지만 아주 사소한 에피소드에 그치기도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이없을 정도로 심심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그릴 때도 있다. 각종 패러디가 난무하는 가운데 좌충우돌 정신 없는 개그가 판을 치기도 하지만 의외로 잔잔한 여운을 남겨 주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무성영화에서 시작해 SF, 환타지, 동화, 심지어 뮤지컬까지… 모든 장르를 초월하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 특유의 순간순간의 재치가 절정의 기량으로 연출되고 있어 매번 작품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감탄사를 자아내게끔 만들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보다는 같은 이야기라도 색다르게 만들어 내는데 천재적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 곳곳에 센스가 넘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느낌이다. 일회용 캐릭터임에도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매력적인 개성을 가지고 있다. 특유의 팬시형 그림체는 보는 재미를 더해주며 은근 슬쩍 매니아적인 냄새를 풍기는 일러스트들은 아마 관련 분야의 사람이라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멋진 센스가 발휘되고 있을 정도다.

극화체의 그림에서 만화체의 그림을 삽입하며 웃음을 주는 것과는 달리 만화체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놀라울 정도로 절정의 데셍력이 발휘된 그림체를 보여주며 웃음을 유발해 내고 있다. 너무나 썰렁한 장면도 기막힌 개그 감각으로 연출해 내고 있다.

이만한 개그만화가 과연 있을까? 코믹 개그물 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가 아닐까? 무엇이든지 존재하고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가지각색의 스타일과 개그가 연출되고 있으며 순간 탁월한 감각으로 무장된 일러스트와 센스 넘치는 유머 감각은 지금도 놀라울 다름이다. 무엇보다 별볼일 없고 재미없는 소재와 이야기라도 닥터 슬럼프를 거치면 센스가 넘친다는 것이다. 만화라는 매체가 가진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난 아마 이 작품을 추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