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로봇은 보는 이들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해체되어 있는 시간들, 수십억년을 넘나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성단을 넘나드는 공간적 스케일은 규모의 크기에 압도당한다. 매권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방대한 설정은 작품을 읽는데 좀처럼 곤란함을 주면서도 기어코 학습(?)하게 만들어 버린다. 최첨단 테크놀러지의 상상력이 결합된 SF적인 세계, 요정과 신들이 존재하고 드래곤이 활약하는 신화와 전설이 가득 담겨 있는 환타지적인 세계가 혼재하며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느낌, 동양적 철학, 서구의 양식미 등 복수의 문화적 이미지가 섞여서 표현되고 있어 낯설지 않은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거대한 무게감과 동시에 세련된 디자인을 보이는 로봇형 병기인 모터헤드와 모테헤드를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헤드라이너, 아름다운 외모와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진 인조유기 생명체인 파티마의 관계 속에서 그려지는 다양한 이야기들, 국가간의 이야기가 장대한 서사시처럼 펼쳐지기 시작한다.

초과학적인 설정과 함께 드래곤과 마법, 신화 같은 판타지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으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파티마와 헤드라이너들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는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마약과 섹스로 얼룩져 있는 도시의 밤거리도,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는 국가간의 어둠도, 한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랑이야기도, 가벼운 코믹 에피소드도 있다. 방대한 세계관 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고 가지각색의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처절할 정도로 무겁게 진행되는가 하면 위트가 가미되어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세밀한 부분에서도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는 읽고 있는 독자들을 감탄시키고 있다.

분명 작품을 소화하기에는 까다로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로봇의 디자인이 환상적이고 미려한 선으로 멋진 양식미를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한권 한권 담고 있는 정보량은 만만한 것이 아니다. 거기다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처음에 알지 못했던 내용들이 늘어나며 그다지 관심 없는 부분마저도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 버리고 있다. 그만큼 한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좀처럼 나오기 힘들 정도로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이다.